구미 병원서 화재…직원들이 환자 대피 도와 대형참사 막았다

  • 박용기,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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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1  |  수정 2023-11-21 08:49  |  발행일 2023-11-21 제10면
18일 오전 구미시 원평동 관절, 척추 전문병원 화재

구미소방서, 119 신고 전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 통해 출동

병원 의료진과 직원은 연 2회 소방훈련 통해 배운 내용으로 환자 대피 도와
구미 병원서 화재…직원들이 환자 대피 도와 대형참사 막았다
18일 오전 경북 구미시 원평동 한 병원에서 일어난 화재현장을 소방당국이 살펴보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소방서에서 화재 발생을 먼저 알고 병원으로 출동하니 의료진과 직원들이 혼자 움직일 수 없는 환자를 대피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북 구미시 원평동 A 병원 병원장 B(64)씨는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찔하다"라며 "화재 당시 바람이 많이 불어 걱정이었는데 환자와 의료진, 직원 모두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6분 화재 신고접수 당시 병원으로 출근 중이었던 B씨는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를 통해 소방서에서는 병원 직원의 119 신고 전 이미 화재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며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은 연 2회 소방훈련을 통해 익힌 방법으로 환자 대피를 도왔다"고 말했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병원과 바닥 면적이 500㎡ 이상인 노유자 생활 시설 및 수련 시설 등은 자동화재속보설비를 설치해야 해 화재 발생 즉시 소방서로 신고된다. 불이 난 병원은 특히 관절·척추 전문병원으로 혼자서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었다. 자동화재속보설비는 오작동 신고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미소방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현장으로 즉각 출동했다.


소방청이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자동화재속보설비 등 화재경보기로 인한 출동은 총 25만 8천220건이며 이 중 오작동은 24만 9천5건으로 전체의 96.6%를 차지했다.


구미소방서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 4분만인 8시 10분 현장에 도착했다. 병원은 총면적 4천858㎡에 87개 병상이 있는 6층 건물로 당시 병원 내에는 94명의 입원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직원 등이 있었다.


이 중 28명이 구조됐으며 66명은 자력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입원환자 30명을 포함한 41명의 연기흡입 환자가 발생했다. 불은 3시간 30여 분 만인 오전 11시 45분 완전히 진화됐고 입원환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미소방서 관계자는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 직후 출동해 1~2분가량 지나 119 신고가 접수됐다"라며 "현장에서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소방대원과 함께 환자 대피를 도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 뒤편 1층 주차장 부근에서 발화되어 본관 건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화재로 주차장 280㎡(전소)와 외벽 1천㎡ 가 탔다. 현재 국립과학연구소에서 화재 원인을 감식 중이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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