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고교 기숙사도 빈대…내성 강해 퇴치책 총동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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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8  |  수정 2023-11-28 07:07  |  발행일 2023-11-28 제23면

전국에서 빈대가 출몰하는 가운데 대구지역 한 고교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월 계명대 기숙사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두 번째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고교 기숙사 침대 위에서 빈대 1마리가 목격됐다. 학교 직원이 잡았고, 해당 학생은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관할 보건소가 학교·기숙사에 대한 소독 작업을 벌였다. 학교는 통신문을 보내 가정에서의 점검을 당부했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정부 합동대책본부까지 꾸려졌지만 '박멸'이 여의치 않다. 그러는 사이 '빈대 포비아(빈대 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왜 박멸이 어려울까. 빈대는 어둡고 습한 곳이나 벽의 틈새에서 숨어 산다. 사람과 동물의 피를 먹지 않고도 수개월간 생존할 수 있다. 옷·가구 등에 붙어 장소를 옮겨 다닌다. 빈대 한 마리는 하루 2~5개의 알을 2~3일 간격으로 낳는다. 무엇보다 기존 살충제에 내성까지 지니고 있어 박멸이 쉽지 않다. 인천의 한 중학교에선 빈대가 발견돼 한 달여간 방제 작업을 펼쳤으나 또다시 빈대가 나왔다. 대구 고교 기숙사도 급한 대로 소독은 했지만 재차 발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출몰하는 빈대는 토종이 아닌 외국에서 유입된 이른바 '반날개빈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개인은 해외에서 귀국할 경우 옷·여행 가방 등에 빈대가 붙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부도 빈대 확산 문제를 개인 및 민간 방역 업체 또는 보건소에만 맡겨둬선 안 된다. 차제에 국가 방역 시스템을 새로 정비해 빈대에 특화한 예방·퇴치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도 진행 중인 다중이용시설 위생 점검을 보다 꼼꼼히, 지속적으로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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