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대한 고민을 형상화 하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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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9  |  수정 2023-11-29 08:07  |  발행일 2023-11-29 제19면
갤러리CNK, 12월6일까지 최선 개인전

예술작품의 의미와 미적 가치에 대한 질문

신작 '젖은 그림' 시리즈와 또다른 신작 '7월' 시리즈 선뵈
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대한 고민을 형상화 하다
최선 '젖은 회화(Wet Painting)'<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는 오는 12월6일까지 최선 개인전 'Illusion of an illusion(환영에 환영)'展(전)를 개최한다.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작은 것들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작 '젖은 그림' 시리즈와 또 다른 신작 '7월' 시리즈를 선보인다.

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대한 고민을 형상화 하다
최선 '칠월(July)'

전시명 'Illusion of an illusion'은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등장하며 예술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 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대한 최 작가의 고민을 담은 것에서 비롯됐다.


최 작가는 "내가 느끼는 현재성을 작품에 담고자 고민하다 보면 '미술의 방법과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AI 등에서 비롯된 미술과 미술적 방법의 혁명적 변화 앞에서 삶의 리얼리티를 나타내려 한 고민은 미술과 예술의 의미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대한 고민을 형상화 하다
최선 작가가 갤러리CNK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젖은 그림' 시리즈는 말 그대로 젖은 캔버스 위에서 작업한 것이다. 젖은 천과 종이는 그려지는 모든 자국들을 흐리고 번지게 한다. 최 작가가 칠한 물감은 작업 중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는 듯 하지만 반복 페인팅을 통해 서서히 형태를 갖춰나간다. 최 작가는 "남은 형상들은 그림을 그렸다기 보다는 작업 중 '생존'한 것이다. 많은 것들이 사라지는 세상 속 어떤 것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7월' 시리즈는 충북 영동군 노근리의 미군 총탄 흔적을 형상화한 것이다. 최 작가가 경부선 열차를 타고 여행하던 중 유달리 아름다웠던 마을에 대한 기억에서 이 시리즈는 출발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향기로운 포도 과수원 사이로 굴다리가 보이는데, 그는 나중에서야 이곳이 6·25 전쟁 중 양민학살이 일어난 장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 속 별자리 처럼 보이는 작은 원들은 노근리에 자리한 실제 총탄 자국의 위치와 같다. 최 작가는 "시각적 정보만 보면 동그란 그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역사적 배경을 보면 다르게 보인다"며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최선 작가는 "대구와 부산 등 지역 곳곳에서 전시회를 가지며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서양미술을 배웠지만 한국미술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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