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자칫 쪼개질 판이다.
비명계 대표주자로 불리는 중진 이상민 의원이 탈당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비명계에서 추가 탈당 하는 의원이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3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고 지적했다. 또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비명계에 신당 창당의 명분을 주기도 한다. 실제 이낙연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거취를 압박하고 있다. 법원에 수시로 드나드는 이 대표가 총선 지휘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 일을 어떡할까"라고 했다.
이 대표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달 30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소환된 셈이다.
이 전 대표가 당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과 연합 전선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접전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 전 총리도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비판적이다. 김 전 총리는 "이견을 공격하는 건 백색 테러나 마찬가지다"라며 개딸에 대해 날을 세웠다. 정 전 총리도 민주당의 상황에 우려는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가 함께 논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끄는 이 방식이, '이 상황대로는 안 된다', '이 길로 가면 안 된다'라고 하는 생각에 대해서는 일치하신 것 같다"고 했다.
당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이 대표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주류의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을 강조하지만, 의원 개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공천이고 당선"이라며 "확실하게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의원들은 탈당에 대한 이익과 손해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갈등은 내년 총선에 적용될 공천 룰에 따라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올리는 공천 룰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비명계는 친명계를 공천에서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