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영화인 상복 터졌다…수상소식 잇따라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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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6 13:25  |  수정 2023-12-06 13:35  |  발행일 2023-12-07 제17면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강수연상'
유지영 감독 '토리노 영화제' 수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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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주요 영화상에 잇따라 선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여성영화인모임이 주는 '강수연상'을 수상하는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인디스페이스 제공

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해외 영화제와 주요 영화축제 등에서 잇따라 상을 받아 화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활동해온 지역 영화인들의 창작세계를 인정받은 것과 함께 지역 영화의 대외적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해 처음 제정된 '강수연상'의 올해 수상자로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을 선정했다. 원 관장은 대구독립영화협회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지역 독립영화의 토양을 다지는 등 산파 역할을 맡았던 영화인이다. 현재는 서울 홍대앞에서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수연상' 은 독립영화인들의 재능과 열정을 사랑하고 응원했던 故 강수연 배우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는 영화인에게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현장에서 앞장서 활동하며,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마련에 고민과 실천을 아끼지 않은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개관 63주년이 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철거를 규탄하는 운동을 펼쳐 영화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문소리 진행으로 오는 14일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공로상(임순례 감독), △올해의 여성영화인상(배두나) 등 총 12개 부문을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원주아카데미극장의 철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다 한 목소리를 내었던 것"이라며, "요즘처럼 넷플릭스나 멀티플렉스로 영화를 접하는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오래된 극장만이 가지는 정서와 존재감이 있음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당시에는 몰랐지만) 대구 동성아트홀이 2014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을 닫게 됐을 때도 대구에 내려가 동성아트홀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는 건강한 문화토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유지영
유지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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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디오시네마 제공>

대구에서 출발해 충무로가 주목하고 있는 신예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15일 개봉해 현재 극장상영중인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하게 된 연인이 일그러져가는 과정을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다.

영화제측은 이 영화를 국제장편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하며 "예상치 못한 임신은 커플 사이의 균열을 야기한다. 이기주의, 열망, 무관심…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날것으로 표출하는 이창동 감독의 스타일이 떠오르는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돼 '시민평론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리끌레르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것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제57회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토리노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수상한 유 감독은 " 토리노에서 첫 상영 때 극장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을 기억한다. Q&A 시간에는 토리노의 관객들이 영화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뜨겁게 느꼈다."라며, "짧지만 충만했던 토리노에서의 모든 날은 제게 감동이었다. 극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화는 계속 스크린 위에서 관객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우리나라 독립영화 감독들이 연성화된 경향이 있는데, 그에 비하면 유지영 감독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끝까지 밀어부쳐 마침내 미학적 성취를 만들어내는 듯 하다."며, "여타 지자체와 달리 대구는 시 차원에서 영화 장르에 대한 지원이 적어 영화인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젊고 능력있는 지역의 감독들이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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