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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파트 전경. 영남일보 DB |
13일 대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역의 한 아파트의 시행사는 지난 11월 말 대주(貸主)와 대출 만기 연장에 대해 협의하지 못해, EOD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OD는 빌린 돈을 즉시 갚아야 하는 상태라는 의미다. 사실상 '1차 디폴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총 146세대의 후분양 단지로,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는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식어 분양률이 저조한 탓에 자칫 공매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이 아파트의 분양률은 22.6%에 그쳤고, 현재 할인 분양도 하고 있다. 이 아파트를 시공한 A건설사가 대구에 공급하는 다른 2개 단지도 분양률이 지난 9월 말 기준 20%대로 저조하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주와의 추가 협의로 만기를 연장받아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비수도권의 사업장은 쉽지 않다. EOD를 통보했다는 것은 최후통첩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주체 측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 분양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고, 공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PF리스크는 국내 금융 및 부동산 시장의 최대 뇌관이다. 특히 미분양 주택물량이 전국 최다인 대구는 PF부실 위험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PF 부실 리스크는 향후 지역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대구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 PF부실 우려가 터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사업성이 낮은 단지의 경우 브릿지론이나 본 PF에서 EOD통보를 받고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금융권은 대주단 협약을 통한 대출 만기 연장으로 부실을 이연시켜 왔다. 사실상 산소호흡기만 달고 있는 형국으로 사업성 낮은 PF대출 건은 이제 정리 수순을 밟고 재정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건설사 측은 EOD통보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확인 문의에 "이에 대한 답변을 시공사 입장에서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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