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00년생이 온다… "공무원도 대기업도 NO" 탈회사형 인간 2000년생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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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2  |  수정 2023-12-22 09:25  |  발행일 2023-12-22 제17면
사회초년생이 된 2000년생 분석

우리사회에 미칠 영향·변화 파악

새로운 시대 흐름 읽는 지침서役
[신간] 2000년생이 온다… 공무원도 대기업도 NO 탈회사형 인간 2000년생
임홍택 지음/11%/304쪽/1만8천원
기업도 공무원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이 꿈이다. 대한민국의 2000년대생 이야기다. 노비가 될 바에는 대감집(대기업) 노비가 되겠다는 말도 통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모두 똑같은 노비일 뿐이다.

이들이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을 선호하지 않는 건 근로소득의 소중함을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직장생활을 지속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은 단기 일자리와 임금 차이도 별로 없다. 평생 직장생활을 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 고용이 유연화되면서 중장기 계획조차 불투명하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매달 내는 국민연금은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합리적인 생존 전략을 짜내는 중이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듯, 직장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신간] 2000년생이 온다… 공무원도 대기업도 NO 탈회사형 인간 2000년생
'MZ세대'는 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후부터 2012년까지 출생한 Z세대를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온 이들은 늘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홍콩 배우 주윤발은 무대 위에서 셀카를 찍으며 말한다. "빨리 빨리 시간 없어요. 김치." 유튜브에는 외국 승무원이 한국인을 만나면 환호한다는 이유로 질서정연하고 빠르며 모든 게 항상 준비돼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산업화 이후 한국을 상징하는 '빨리빨리 문화'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해온 결과다. 그 문화는 직장생활과 인간관계에도 스며있다. 이를테면 회사에서의 저녁 회식은 점심 회식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고,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도 없어졌다. 자기계발은 기본이고 근로기준법상 쉬는 시간이라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간 경우 회식에 참여하지 못했으니,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금액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너무나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여기에도 일정한 패턴과 나름의 논리가 있다. 핵심은 효율을 추구하는 방식도 달라졌고, 관계의 비중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직장동료와 관계의 벽을 허무는 건 MBTI 성격 유형 검사다. 상대방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형별로 관계의 지침까지 얻는다. 그건 이들이 성격 유형 검사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불완전할지언정 객관적 지표를 활용함으로써 관계를 효율적으로 맺어보려는 의도다.

'MZ'라는 단어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준다. MZ세대는 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후부터 2012년까지 출생한 Z세대를 묶는 표현이다. 거의 30여 년을 포괄하는 세대 구분은 건조하게도 '2030 세대'를 대신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MZ는 마법의 단어다. 미디어에서는 온갖 다양하고 특이한 취향이나 현상을 수식할 때 빠짐없이 등장한다. '버르장머리 없는 요즘 것들'을 그럴듯하게 말할 때는 더없이 적절한 단어다. 당돌한 MZ세대로만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당사자들이 놓인 상황과는 무관하다. 중요한 건 세대의 범위나 이름이 아니라 관심이다. 이 책이 단순하게 10년 단위로 세대를 구분하는 것도 사회초년생에 접어든 이들이 어떤 요구를 하는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어떤 이유가 있는지, 그것이 우리가 사는 시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변화의 시기에 그 방향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2000년대생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 임홍택은 KAIST 경영대학에서 정보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CJ그룹에 입사해 12년간 CJ인재원 신입사원 입문 교육과 CJ제일제당 소비자팀 VOC 분석 업무,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다채로운 직무를 경험했으며, 현재 플라밍고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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