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시 쇼핑몰, 유통을 넘어 문화·예술 소비의 복합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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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5  |  수정 2023-12-25 06:57  |  발행일 2023-12-25 제23면

개발 시점을 놓고 대구시와 극심한 갈등을 빚은 롯데그룹의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내 쇼핑몰이 지난 22일 드디어 본건물 착공식을 가졌다. 2024년 대구도시공사와 롯데가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근 10년 만이다. '타임빌라스 수성'으로 명명된 이곳 쇼핑몰은 지하 2층 지상 4층의 연면적 26만7천㎡로 2026년 9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한다. 타임빌라스의 위치는 수성IC와 바로 인접해 대구는 물론 부산 경남 등 전국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롯데는 그동안 알파시티 내 노른자위 땅(7만7천㎡)을 저렴하게 매입해 놓고도 개발을 차일피일 미뤄 눈총을 받아왔다. 심지어 '1년에 1㎝씩 터파기' 한다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였다. 홍준표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대구시는 급기야 토지매각 취소와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에 지난 3월 롯데는 신속건립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착공을 서둘러 왔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대구백화점과 동아쇼핑을 필두로 유통업이 강했지만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역외 기업이 진출하면서 판도가 변했다. 지역기업 육성 차원에서는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자율경쟁과 규모의 경제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재편이기도 했다. 특히 쇼핑몰은 인터넷 비대면 유통이 확산되면서 험난한 도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여의도 '더 현대'처럼 새로운 복합 소비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롯데도 이번 타임빌라스를 영국 설계팀에 맡겼다고 밝혔다. 도시의 쇼핑몰은 단순한 거래 장소를 뛰어넘어 유통과 문화 나아가 예술적 소비까지 어우러진 공간이 되어야 한다. 롯데의 과감한 투자와 깊은 안목을 기대한다. 차제에 대구신세계처럼 롯데도 대구의 매장들을 묶어 지역법인화 한다면 시민 호응이 더욱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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