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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흥 더불어민주당 전 대구 달서구갑 지역위원장이 19일 민주당 대구시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영남일보 DB〉 |
제22대 총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지만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분위기는 싸늘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대구지역에 등록된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는 달서구갑 권택흥 예비후보 단 1명뿐이다.
예비후보 등록 초반인 만큼 점차 도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 대구지역 12개 지역구에서 예비후보자 1명씩을 모두 배출했다. 특히 달서구갑·을 지역은 경선을 치러 예비후보를 선출하기도 했다. 4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지역 정치권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정치권의 선거제 개편 논의가 선거를 고작 3개월여 앞둔 시점까지 지지부진해 의견 표출을 하기 위해 등록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제 개편이 선행돼야 국회 입성의 길이 열린다고 여기는 것이다. 대구경북(TK)을 포함한 영남권 민주당 5개 시·도당은 현재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중복등록제(석패율제 등)'를 도입해 지역주의를 타파할 것을 중앙당 측에 강력요청하고 있다.
대구 지역 한 전직 지역위원장은 "선거 기간이 석 달 남았는데 며칠 더 일찍 예비후보를 등록한다고 해봤자 특별할 게 없다"며 "현실적으로 대구 지역구 후보로서 당선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강력한 선거제도 개편을 원한다. 대구에서는 민주당, 호남에서는 국민의힘이 당선될 여건을 만들어놓고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비례대표'를 원하는 이들이 다수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현재까지 전직 지역위원장을 포함한 4명 안팎의 출마예상자가 비례대표 도전을 고심 중이다.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선 민주당 소속 김부겸(수성구갑) 당시 후보와 무소속 홍의락(북구을) 후보가 대구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비록 모두 낙선했지만, 현역 의원 '투톱 체제' 하에 다른 지역구에서도 중량감 있는 후보군이 있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여건은 마련됐다. 그러나 22대 총선을 앞둔 현재, 정권도 현역 의원도 없는 민주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낙선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지난 총선 당시 대구 분위기는 '민주당의 봄'이었다"라며 "'민주당에 한 번 정도는 더 맡겨주셔도 되지 않겠느냐, 집권 여당으로서 지역 예산을 잘 챙기겠다'는 홍보도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최악의 조건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좀 더 현실적인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겠다는 인물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서는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험지 지역 후보자를 적극 배려하기 위해 당선 안정권 순번 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당헌 제90조 5항은 '당 취약지역에서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활동해 온 후보자를 당선 안정권에 배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역대 선거에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결단이 미흡했다는 주장이다.
정종숙 전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TK지역을 대표로 민주당 비례대표 9번에 배정됐지만, 더불어시민당이 신설되면서 최종 19번으로 밀려났다. 시민당이 비례의석 17석을 획득하면서 정 전 위원장은 낙선했다. 심기준 전 의원의 경우, 제20대 총선에서 강원지역 대표로 비례대표 14번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13번까지 당선된 탓에 역시 낙선했다. 이후 심 의원은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된 김종인 전 의원이 탈당하면서 비례대표를 승계받으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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