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에도 덮친 PF 리스크…'위기 차단' 실기하면 안 돼

  • 논설실
  • |
  • 입력 2023-12-29 07:05  |  수정 2023-12-29 07:06  |  발행일 2023-12-29 제27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태영건설이 어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PF 위기가 지역에서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시공능력 16위의 중견기업인 데다 대구 동부정류장 후적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고 있다. 아직은 공사 현장에 이상 기류는 없지만, 협력사 중 79.5%에 이르는 지역 업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대출만기 연장에 실패해 일종의 디폴트인 'EOD(기한이익상실)' 통보를 받은 대구 수성구의 후분양 아파트 '빌리브 헤리티지'는 채무상환 유예기간 이후에도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1차 디폴트' 위기에 봉착했다. 시공사가 신세계그룹 산하 신세계건설이고 공사 현장이 대구 곳곳에 있어 체감 위기가 만만찮다.

고금리·공사 원가 상승·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PF 우발채무 위기가 다른 건설사에서도 현실화하고 있다. D건설, G건설 등 주요 업체의 회사채 만기가 임박했다. 부동산 PF 대출 문제는 금융권 부실로 전이된다. 금융권에서 문제가 터지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천억원에 이른다. 가장 약한 고리는 연체율이 높은 제2금융권과 캐피털 회사들이다.

종합건설사의 위기는 곧바로 하도급사로 옮겨간다. 시공능력 하위 건설업체, 지방의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미 줄줄이 부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폐업 신고 건수는 4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더 심각한 뇌관이 터지기 전 조기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옥석을 구분해 잘라낼 싹은 미리 손봐 위기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실기해선 안 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