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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요즘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는 진정한 행복의 길을 보여준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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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김진·하성용·박세웅 지음/불광출판사/200쪽/1만6천원 |
이러한 시대에 자유보다 제약이 더 많은 삶을 살면서도 행복을 말하는 이들이 있다. '만남중창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네 명의 종교 성직자들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자 '만남중창단'의 구성원인 성진, 김진, 하성용, 박세웅은 각각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소속의 성직자다. 몇 차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인연을 계기로 2022년 중창단을 결성한 뒤 방송과 미디어, 강연과 공연 등을 종횡무진하며 가슴 따듯해지는 노래와 지혜로운 말씀으로 현대인의 삶에 용기와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책은 종교의 벽을 넘어 대국민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네 성직자들이 행복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들은 각자의 신념과 종교관, 그리고 삶을 향한 깊은 사유를 토대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 요즘 사람들이 행복보다 불행을 더 자주 느끼는 이유와 행복한 삶을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해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기준은 다를지라도, 누구라도 행복해지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절대불변의 가치들을 되새겨 준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인생의 진리들, 그러나 사는 동안 조금씩 희미해져 버린 존재와 생(生)을 향한 믿음과 확신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돈, 관계, 감정, 중독, 죽음을 세부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 다섯 가지를 대화 주제로 삼은 것은, 이것이 오늘날 현대인이 버거워하는 현실 문제인 동시에 행복한 삶에 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종교와 믿음을 가진 만큼 각 주제에 대한 저자들의 관점은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서로의 견해가 충돌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하나의 목표 아래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 종교를 초월해 '만남중창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공감대가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까닭이다. 그것은 다름이 곧 틀림이 아니며, 건강한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양분이라는 인식이다.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용기. 이 책에서 저자들이 강조하는 행복의 비결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전자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과 신뢰로 이어진다. 후자는 베풂과 나눔의 실천으로 연결된다. 특별히 저자들이 타인을 향한 자비심과 배려심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들이 단지 선함과 공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종교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의 삶은 다른 삶과 이어져 있으며, 하나의 존재가 행복하려면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삶의 보편적인 진리인 까닭이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요즘이다. 어쩌면 우리는 입으로는 행복을 바란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그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을 내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간절히 행복을 바란다면, 행복을 위해서라면, 진정 무엇이든 해볼 생각이라면, 찬찬히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길을 알려줄 것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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