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N잡러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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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5 06:55  |  수정 2024-01-15 06:55  |  발행일 2024-01-15 제23면

공식 등에서는 임의의 자연수 또는 정수를 흔히 N(n)으로 쓴다. 실생활에서도 N은 각자 계산을 뜻하는 신조어 'N빵'을 비롯, 'N수생' 'N포세대' 등으로 자주 소환된다. N잡러(job+er) 역시 4차 산업혁명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환경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생긴 개념이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일이나 직업에 종사할 때 그렇게 부른다. 본업이 있지만 경제적인 목적이나 자아실현·취미생활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바쁘게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가운데 생계형 N잡러의 삶은 대부분 팍팍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지난 5년(2018~2022)간 두 가지 이상의 일자리가 있는 취업자 비중은 평균 2%였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까지 합친다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단독 일자리 종사자에 비해 일은 더 많이 하면서 수입(시간당)은 상대적으로 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업과 부업의 전반적인 근로여건이 좋지 못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와 함께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근로시간 및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N잡러의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복수 일자리 종사자 가운데 가장(家長)으로 볼 수 있는 가구주의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자영업자 비중도 40%를 넘어섰다. 여성 비율도 2017년 40.7%에서 2022년 46.1%로 높아졌다. 생계형 N잡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실태파악과 함께 이들을 위한 안전망도 필요해 보인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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