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지구온난화

  • 이하수
  • |
  • 입력 2024-01-23 06:48  |  수정 2024-01-23 07:03  |  발행일 2024-01-23 제23면

식물은 광합성을 하여 자신과 동물·균 등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식량을 만든다. 일부 세균이 광환원이나 화학합성을 하기도 하나 지구상 생명체의 식량은 대부분 녹색 식물이 생산하며, 그중 나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광합성은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CO2)와 물(H2O)로부터 탄수화물과 산소를 생산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빛과 이산화탄소·물·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햇빛이 많이 비치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고 기온이 오르면 광합성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게 된다. 이렇게 나무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숲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도 높아지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를 근거로 학자들은 숲의 왕성한 광합성이 온난화의 속도를 웬만큼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 플로리다대(大) 제임스 에런 호건 박사팀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 동·서부 산림을 분석한 결과 동부는 산림의 성장 속도가 약간 빨라졌으나 서부는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해 전체적으로 산림의 탄소 저장 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밝혔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고 기온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줄어든 강수량 때문에 숲이 쇠퇴하고,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도 저하됐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지구온난화 현상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 → 기온상승'으로만 단순하게 여기고 미래를 안이하게 예측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연구 결과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새로운 예측과 대비가 요구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