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대구에도 공공 지원센터 설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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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31  |  수정 2024-01-31 06:57  |  발행일 2024-01-31 제27면

일본말인 '히키코모리'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를 일컫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청년 인구(19~34세)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2021년 기준 5%에 이른다. 청년 100명당 5명꼴이다. 훨씬 일찍 히키코모리 문제를 겪어 온 일본(2%대)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더 우려스럽다. 이들은 경쟁 사회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고립 생활을 택한 경우가 많다. 고립이 길어질수록 정신은 물론 육체적 건강까지 악화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결코 외면해선 안 될 일이다.

지난 29일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이진숙 대구대 교수가 "대구에도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민·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는 공공 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대구의 경우 관련 민간 비영리 단체가 있지만 지자체와의 제도적 연계 및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022년 문을 연 광주시 공공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가 좋은 예다. 센터는 생활 습관 개선, 사회 적응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은둔 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피 끓는 청년들이 은둔의 삶을 고집한다면 국가의 미래를 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방치할 경우 고독사·범죄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은둔 청년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정부·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대구시도 광주처럼 지원 조례 제정과 공공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부터 시작하자. 삶에 대한 용기를 북돋울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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