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사외이사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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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06:47  |  수정 2024-02-06 07:29  |  발행일 2024-02-06 제23면

대주주와 사내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할 기업 사외이사들의 호화 해외출장이 논란이다. 경찰은 포스코 그룹이 2019년 중국에 이어, 지난해 캐나다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 때 사외이사들이 호화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놓고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또 세계 5위, 국내 1위 담배 업체인 KT&G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거의 매년 한 차례씩 수천만 원을 들여 사외이사 해외 출장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2000년대 초반 민영화가 이뤄진 주인 없는 회사(소유분산기업)이고, 현재 신임 회장 또는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그룹의 최정우 회장은 3연임에 실패했고, KT&G 백복인 현 사장은 4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후 이들 회사의 사외이사 '호화 출장'이 느닷없이 불거졌다. 포스코 그룹과 KT&G 안팎에서는 사외이사들이 후임 회장 또는 사장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한 외부의 입김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총 8명으로 이뤄지는데, 사외이사들은 차기 사장 후보군을 추리고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포스코도 7명의 사외이사들이 'CEO 후보추천위' 위원 자격으로 회장(CEO)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가진 권한에 비해 사외이사의 역할은 이사회에서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현실적 비판이 만만찮다. 정치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취지를 반영해 도입한 사외이사 권한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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