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생활 주변에서 자주 언급되며 친숙해진 단어가 있다. 매장 문이 열리기 전에 줄을 섰다가 오픈과 동시에 뛰어 들어간다는 오픈런이 그렇다. 그런데 사전적인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쓰이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인 셈이다. 오픈런은 원래 뮤지컬이나 연극 등에서 '기한을 정하지 않고 하는 공연(상영)'을 뜻한다. 폐막일을 정해 놓고 하는 리미티드런(Limited Run)의 반대 개념이다.
국내에서의 오픈런은 한정판 등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맛집 또는 핫플레이스에서의 매진·웨이팅·입장 제한 등을 피하기 위한 행동을 일컫는다. 성공하면 번거로움과 수고의 대가로 경제적 이득이나 만족감·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명품이나 잡화·시계 등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오픈런의 대명사처럼 인식된다. 상당수는 애용이나 소장을 위해 줄을 서지만 일부는 재판매를 통한 이익을 목적으로 오픈런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소아과 오픈런'이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면서 부모들의 걱정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이가 아프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10년 사이 74% 급감했다. 또 지난 5년간 소아청소년과는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았다. 병원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수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타과로의 전환 움직임이 심상찮다. 다른 건 몰라도 '소아과 오픈런' 현상은 이른 시일 내에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장준영 논설위원
국내에서의 오픈런은 한정판 등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맛집 또는 핫플레이스에서의 매진·웨이팅·입장 제한 등을 피하기 위한 행동을 일컫는다. 성공하면 번거로움과 수고의 대가로 경제적 이득이나 만족감·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명품이나 잡화·시계 등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오픈런의 대명사처럼 인식된다. 상당수는 애용이나 소장을 위해 줄을 서지만 일부는 재판매를 통한 이익을 목적으로 오픈런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소아과 오픈런'이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면서 부모들의 걱정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이가 아프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10년 사이 74% 급감했다. 또 지난 5년간 소아청소년과는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았다. 병원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수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타과로의 전환 움직임이 심상찮다. 다른 건 몰라도 '소아과 오픈런' 현상은 이른 시일 내에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장준영 논설위원

장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