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칼럼] 민주당, 이러다 바닥 간다

  • 이재윤
  • |
  • 입력 2024-02-23 07:01  |  수정 2024-02-23 07:02  |  발행일 2024-02-23 제27면

2024022201000654300026311
이재윤 논설위원

#151석?=신년 벽두만 해도 '민주당 과반 이상 확보'에 별 이견이 없었다. 이재명 대표가 '목표 151석'이라 할 때 '부자 몸조심' 정도로 이해했다. 전문가연하는 진보 유튜버들이 '200석'이라 교만을 떨 때도 짐짓 그러려니 했다. 총선 D-50 현재, 그 꿈은 턱도 없다. 선거가 코앞인 어제 민주당 선관위원장과 위원들이 줄사퇴했다. 사달 나기 일보 직전이다.

#판세 요동=지난 18일 공개된 여론조사(KSOI) 결과는 변곡점이다. 국민의힘 지지율 44.3%, 민주당 37.2%. 격차 7.1%포인트가 오차범위 밖이다. 지역구 투표에선 44.3 vs 35.9%로 더 벌어졌다. 비례대표 투표에선 무려 12.7%포인트 차가 났다. 민주당이 의지했던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조차 44.7%로 치솟고, 정권심판론(45.9%)도 국정안정론(46.3%)에 역전당했다. 야 편향이라 오해(?)받는 한 여론조사(20일)조차 2주 전보다 국민의힘 5.0%포인트 상승, 민주당 2.1%포인트 하락했다. 뚜렷한 판세 변화다. 두 달 전만 해도 한동훈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절망적 처지를 '9회 말 2아웃 투스트라이크'에 빗댔다. 그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뒤늦게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사죄했지만(20일 국회 연설) 울림이 없었다. '성원에 부응 못 한' 진짜 이유를 알고 있긴 한가. 남의 다리 긁지 말고 당장 그 '진짜 이유'에 메스를 대지 않으면 민주당은 희망 없다.

# 韓, I'm still hungry?=국민은 '태도'를 본다. 한동훈 위원장은 "아직도 어렵고 쫓는 처지다. 우린 아직 멀었다"고 했다. '추월'을 '추격'으로 변착(變着)한 한동훈의 레토릭이 돋보인다. 히딩크 마법(I'm still hungry)을 연상시키면서 한때 민주당 주변의 '200석' 호언과 대비됐다. 매끄럽기는 공천도 매한가지. 심각한 갈등 없이 할 건 다 하고 있다. 이삭줍기에 목매던 이준석 신당이 답답해졌다. '오렌지색 점퍼'로 갈아입고 이준석에게 갈 이가 몇이나 될까.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재투표' 전략도 낭패다. 미루고 미루다 남은 마지막 화약고 TK 공천만 잘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것 같다.

'대통령-한동훈'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건 성공한 '박근혜 대비위'(19대 총선)와 데칼코마니다. 한동훈 나오면 '땡큐'라더니 양당 간판(한동훈-이재명) 간 지지도 격차가 10~20%포인트 정도 나는 건 민주당에 치명적이다. '정권 심판론'에서 '여야 모두 심판론'으로 프레임이 바뀐 것과 무관치 않다.

#120석?=그저께 민주당 의총에선 내부 불만이 폭발했다. 정작 이재명 대표는 불참했고,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마저 자리를 떴다. 저간의 민주당 사정은 "일부러 지려 하지 않는 한 저럴 수 없다"(송갑석 의원)라고 비판받아 족하다. '지지율 2월 크로스'는 2012년 총선(4월11일) 때와 흡사하다. 그때도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 야당과 싸우는 한동훈, 친문과 싸우는 이재명. '문명(문재인·이재명) 파괴는 총선 폭망'(최재성 전 의원)의 길이다. 당 핵심 관계자조차 "이런 추세라면 120석도 못 건질 것"이라 한다. 답답했던지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가 또 나서 '이재명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사실 '마지막 경고'로 들린다. 3월 꽃바람 불면 백약이 무효다.

논설위원

기자 이미지

이재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