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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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1 07:00  |  수정 2024-03-01 07:05  |  발행일 2024-03-01 제27면

오늘은 105주년 3·1절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대한민국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독립국가임을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다. 이날을 맞는 우리는 감개무량하면서도 무거운 마음 또한 숨길 수 없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일번지로 통한 대구에 아직 독립운동기념관조차 없는 현실 탓이다. 서울·부산·광주는 물론 김해·양산·안동 등 중소도시에도 들어서 있는데도 말이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은 건립추진위원회까지 발족됐지만 수년째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많은 선열(先烈)들에게 면목 없고 송구스러운 일이다.

구한말 최초 의병장 문석봉을 비롯해 국채보상운동의 선봉장 서상돈, 민족시인 이육사·이상화, 여성 의열단 현계옥 등 대구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대구에 본적을 둔 독립운동 유공자는 모두 123명으로 부산(82명)·인천(24명)보다 훨씬 많다. 최초의 독립 단체인 대한광복회가 결성된 곳도 대구다. 서슬 퍼렇던 대구형무소는 서울 서대문형무소보다도 순국 지사가 많았다. 하루빨리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을 지어야 하는 역사적 근거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은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에도 포함됐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사업비 문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주춤해진 건립 운동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독립운동의 성지 대구에 장엄한 역사 교육의 장이 들어서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대구시를 비롯해 광복회·건립추진위 등 관계 기관·단체가 합심해 정부의 관심을 다시 촉구해 나가길 바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 이 경구(警句)가 자못 뼈저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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