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참치와 수은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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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4 07:11  |  수정 2024-03-04 07:11  |  발행일 2024-03-04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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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수은에 오염된 어패류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참치다. 수은으로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주민 수천 명이 여러 가지 질병에 걸렸음이 밝혀진 것은 1956년 일본 미나마타에서였다. 인근 화학공장에서 흘려보낸 수은이 원인이었다. 1960년대, 70년대에 수은중독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수은은 소량이라도 태아의 뇌에, 또 성인의 신경, 소화, 면역체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임산부, 태아, 유아가 특히 수은에 취약하다. 미 환경보호청은 미국에서 7만5천명의 신생아가 자궁에서 수은에 노출되어 학습 불능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은 석탄연소나 광산의 수은사용을 줄여 그 방출을 줄여왔다. 2013년에 체결된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은 각국의 수은사용을 통제하려는 것이었다. 작년에 미국 환경보호청은 화력발전소에서의 수은 등 유독오염물질 방출에 대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하였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미나마타 협약은 소규모 금광에서의 수은사용을 허용하는 허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나라에서 앞으론 금광의 수은사용도 금하기로 하였다.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지구 전체가 천천히 자정하고 있다 한다.

그러면 이제 참치를 마음 놓고 먹어도 될까? 프랑스 과학자들은 1971년부터 2022년까지 수천 마리의 참치 샘플을 통한 연구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론은 1970년대부터 해온 수은방출 감축에도 불구하고 참치에 축적된 수은의 양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그 이유는 바다 깊숙이 수십 년 축적되어 온 수은이 얕은 바다에까지 휩쓸려와 참치를 오염시킨다는 것. 연구진은 통상적인 활동으로는 오염된 참치가 다음 세기까지 갈 것이라 한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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