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교육 의존도 심한 대구, 공교육 강화로 부담 줄여야

  • 논설실
  • |
  • 입력 2024-03-18 06:59  |  수정 2024-03-18 07:00  |  발행일 2024-03-18 제23면

국내 초·중·고생의 사교육비는 연간 30조원 수준이다. 유아 사교육이나 과외 등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분까지 합치면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지만 사교육비 지출만큼은 견고하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식료품 구입에 주거·광열비를 더한 지출과 맞먹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실질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학생 수는 줄었지만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사교육비도 덩달아 늘면서 가계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과 교육부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80.2%였다. 서울·세종·경기에 이어 넷째였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 1인당 월평균 비용은 57만2천원으로, 서울(74만1천원)과 경기(57만3천원)에 이어 셋째였고 비수도권 중에서는 가장 많았다. 과목별 1인당 월 지출비용(전국 평균)은 영어 24만8천원, 수학 23만3천원, 국어 14만8천원, 사회·과학 13만7천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등 공정수능을 내세웠지만 별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의대증원'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사교육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게 현장의 전망이다. 일반고보다 특목·자사고나 영재학교에서의 사교육비 지출이 월등하다. 사교육비의 '빈익빈 부익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실 있는 공교육의 강화가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은 사교육 시장의 폐해와 학부모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실효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