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하상가 넘겨받는 대구시, 갈등 없는 출발이 중요하다

  • 논설실
  • |
  • 입력 2024-03-19 06:57  |  수정 2024-03-19 06:59  |  발행일 2024-03-19 제23면

도시가 발전하면 지하공간의 활용도 역시 커진다. 포화상태에 이른 지상에 비해 개발의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과 연계된 공간은 지역에 따라 상권으로 부를 만큼 활기가 넘치는 곳도 꽤 있다.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뒷받침되고 이용객들의 편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등 다양한 메리트가 존재한다. 상권이 많이 생겨날수록 도시는 생기가 돌기 마련이다. 대규모 지하공간의 흥망성쇠는 상인과 관리주체의 끊임없는 소통과 노력에다,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대구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 상가의 관리·운영권을 2025년 1~3월 대구시가 인수한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건설 당시, 20년간 무상사용·수익 허가 조건으로 기부채납된 3곳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운영권을 갖고 있는 시행사를 상대로 지난해부터 계약 연장 여부를 타진했으나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하상가 운영과 관리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위탁기로 하고 이달 초 관련 공고를 내면서 원활한 상가 인계·인수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 과정에 민감한 사안이 놓여 있다. 반월당 403개(입실률 97%), 봉산 138개(78%), 두류 291개(70%) 점포가 영업을 계속하려면 공단과 임대차계약을 새로 체결해야 한다. 지하상가는 공유재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재로선 수의계약 자체가 불법이다. 최대 20년 동안 공을 들인 영업권과 권리금 인정 여부가 뇌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지하상가 관련 조례가 없는 대구시는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상인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상권도 활성화해야 하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