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대구 아파트 곳곳 '하자 민원' 빗발치는 이유는?

  • 박주희
  • |
  • 입력 2024-03-21 21:04  |  수정 2024-03-22 07:08  |  발행일 2024-03-22
공사비, 공기 압박에 부실 속출
마피 분양 박탈감도 분노 키워
건설현장이름안나옴.jpg
이미지와 기사는 관계 없음. 영남일보 DB

최근 입주를 앞둔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하자 및 날림공사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입주자 사전점검행사에서 부실공사 현장을 목도한 입주 예정자들은 우려를 넘어 대노하고 있다. 특히 북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1천207세대)는 벽에 금이 가고 천장에 물이 새는 등 '역대급 하자'로 눈총을 받고 있다.

이처럼 입주 예정 아파트에서 하자 부실 민원이 들끓는 이유는 아파트값 하락, 자재값 상승과 공사기간 지연, 코로나 이후 인력 수급 문제 등이 복합작용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하자·부실 시공 논란은 통상 아파트값 하락 시즌에 반복된다. 집값이 상승 추세였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조정기'에는 대체로 분양가에서 10~20% 할인된 이른바 '마이너스 피'로 판매되다 보니, 기존 계약자들은 큰 박탈감을 느끼며, 조그만 하자라도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

여기다 2021년 이후 원자잿값이 치솟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강화, 레미콘 파동 탓에 공사기간도 지연되고 있다. 최근 완공된 단지들은 1~2개월 가량 공사가 늦어졌다. 공기가 촉박한데 억지로 준공일을 맞추다보니 하자부분이 대거 노출되는 모양새다. 시공사-예비입주자 간 파열음이 이전보다는 더 거세진 이유다.

대구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공기를 연장하는 아파트 사업장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건설사측은 "시공사는 원가 상승에다 공기 부담까지 겹쳐지며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돈을 더 들여 돌관공사(장비와 인원을 집중 투입해 단기에 진척도를 높임)를 하는 단지의 경우, 막판에 공정이 몰리다 보니 마감이 거칠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하자 논란에는 인력 수급 문제 영향도 있다. 대구는 2~3년 전에 분양이 많아 현장에서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코로나 때 대부분 빠져나가 더 인력 수급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많은 건설사들이 하자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떨어진 재산적 가치를 하자 등을 무기로 삼아 시공사 측에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역의 한 아파트에선 사전 점검 때 무더기 하자로 입주민의 원성을 샀고, 입주 지연으로 세대별 100만원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다른 아파트에서도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으려는 기제가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할인분양을 한 단지도 시공사와 입주민 간의 하자 논란, 입주민 간 충돌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