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AC·기업 '한 지붕'…신산업 투자 스펙트럼 확대 주도

  • 최시웅,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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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7  |  수정 2024-05-27 07:46  |  발행일 2024-05-27 제3면
대구 창업생태계 활성화 중심 '동대구벤처밸리'

VC·AC·기업 한 지붕…신산업 투자 스펙트럼 확대 주도
대구의 미래 경제를 책임지는 스타트업들이 대거 들어서 있는 동대구벤처밸리. 동대구역과 접근성이 좋고, 벤처기업도 50여 개 밀집해 있다. 사진=이윤호기자 그래픽=장수현기자

대구의 미래 경제를 책임지는 것은 이른바 '새싹기업(스타트업)'이다. 유망사업 아이템을 가진 이 기업들을 발굴, 투자해 벤처창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조성하는 데는 벤처캐피털(VC)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중심에 동대구벤처밸리(범어네거리~동대구역 네거리)가 있다. 동대구역과 접근성이 좋고, 벤처기업도 50여 개 밀집됐다. 동대구벤처밸리에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게임, 헬스케어 분야 외에 앞으로 글로벌웹툰센터 건립까지 추진된다. 신산업분야 스펙트럼도 다양화하고 있다. 정부의 비수도권 창업생태계 지원과 연계하면 대구엔 VC의 더 왕성한 투자가 기대된다.

활기 띠는 지역 벤처투자
DASH 등 지원 기관도 밀집
창업~보육~성장 효율 극대화
대구 VC 10개·AC 12개 활동
작년 전체 투자액 956억 달해

투자 인프라 '훈풍' 가시화
PNP, 올해 기업발굴 본격화
동부소방서 이전도 탄력 기대
예산부족 탓 올해 市 출자 위축
"전용펀드 추가 설정 이뤄져야"

◆부쩍 활발해진 대구지역 벤처투자

대구에는 지난해 말 현재 10개의 VC가 활동 중이다. 이 중 대구에 본사를 두고 기업들과 피부를 맞대면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곳은 5곳이다. 창업 초기투자와 지속적인 성장을 끌어가는 액셀러레이터(AC)는 12개 있다.

정부 발표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들 VC, AC가 앞장서 집행한 지역 전체 벤처투자액은 956억원에 달한다. 지역 VC와 AC는 대체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나 관련 지원기관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상당수 VC, AC는 동대구로를 따라 길게 뻗은 지역 대표 벤처지구 '동대구벤처밸리'에 사무실을 뒀다.

대구스케일업허브(DASH), 대구콘텐츠센터 등 스타트업 지원기관이 대거 밀집해 있고, 벤처지구 지정 요건에 따라 해당 구역 벤처기업이 전체 기업 숫자의 10% 이상 차지한다. 스타트업과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 그만큼 잦은 컨설팅과 상담이 가능해 기업지원 업무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 DASH 건물에 둥지를 튼 삼익매츠벤처스<주>는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로봇·스마트팩토리·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34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대구기업에 돌아간 금액은 13억원이다. 공장 내 무인 순찰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인 대구 스타트업 <주>도구공간은 삼익THK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솔루션을 고도화시켰다.

'대구 1호 VC' <주>JCH인베스트먼트는 전기·자율차 부품, 디지털 의료기기, 물산업 부문 투자에 포커스를 맞춘다. 인라이트벤처스<주>는 그간 '대구 C-lab' 소속 기업 147개 기업에 269억원을 투자했다. 대구시가 출자한 'Series A' 단계 중심의 펀드에서도 와이제이링크 등에 200억원 이상 투자했다.

◆시련 속 새싹기업 성장 토대 지속

최근 관련 업계에선 대구시의 관심과 지원이 다소 위축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실제 대구시 자료를 보면, 대구시 펀드 출자 예산은 2021년 64억원, 2022년 83억7천만원, 2023년 88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70억원으로 확 줄었다. 4호까지 결성된 'ABB펀드'가 올해 예산 부족 탓에 5호 결성이 불발되면서 우려를 더 키웠다.

대구의 한 VC 관계자는 "지역 벤처 생태계의 집중 육성을 위한 대구 전용펀드의 추가 설정이 꼭 이뤄져야 한다. 지역 공공기관, 중견기업 등이 펀드자금을 적극 출자해 벤처기업들이 이를 토대로 제대로 뿌리를 내리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펀드 출자 예산 규모가 주춤하긴 했지만 그나마 안심되는 부분은 있다. 대구시의 동대구벤처밸리 활성화 의지는 강하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세계 최대 AC '플러그앤플레이(PNP)'와 공조체제를 더 긴밀히 하려고 애쓴다. 대구시는 올해 PNP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PNP는 오는 10월 첫 개최를 앞둔 대구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에서 'PNP코리아엑스포'를 열 예정이다.

조만간 대구 동부소방서(동구 신천동) 이전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구벤처밸리 내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동부소방서 터는 동대구벤처밸리 조성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동부소방서 이전이 최근 추경 예산 통과로 탄력을 받게 됐다.

대구시 측은 "동부소방서 건물을 곧바로 허물고, 새로 짓기엔 고도 제한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현 건물을 창업 관련 시설로 리모델링해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 내 영세한 스타트업들의 입주공간이 많이 부족한데, 이를 해소할 수 있다. AC·VC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도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민선8기 출범 후 대구시가 신산업 재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지역 VC·AC업계는 향후 ABB 산업, 로봇, 시스템 반도체,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선 이러한 업종에 맞춤형으로 구조화한 펀드 조성 및 지원책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여긴다.

대구의 한 VC 관계자는 "지역에 벤처창업 생태계가 형태를 갖추고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 펀드, 액셀러레이팅 펀드에 대한 출자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기업의 IPO(기업공개) 성공 사례가 많아야 한다"며 "기업마다 차별화 및 방향성을 강화하면 민간차원의 투자 분위기가 더 달아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시웅·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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