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회고록

  •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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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3  |  수정 2024-05-23 06:49  |  발행일 2024-05-23 제23면

회고록은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이며, 자서전은 '자기가 쓴 전기(傳記)'라는 의미다. 개인의 인생역정이나 직무 수행에 얽힌 사연을 집대성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지 않다. 일인칭 형식이지만 대개는 본인의 서술을 바탕으로 작가가 대필해준다.

회고록의 압권은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제2차 세계대전'이다. 6권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인 데다 전쟁의 기승전결을 적확히 묘사했고 숨겨진 비사(秘事)까지 들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세계대전 때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냈던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도 '유럽 십자군'이라는 회고록을 남겼다. '한중록'은 장헌세자빈 혜경궁 홍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회고록이다. '인현왕후전'과 함께 궁중문학의 진수(眞髓)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겸양과 배려보다 자찬(自讚)과 남 탓으로 일관했다. 비핵화 실패와 대북 저자세에 대한 성찰은 없었으며, 2019년 북·미 정상의 '하노이 노딜'엔 미국에 책임을 떠넘겼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남북관계 개선 국면마다 애로로 작용했다고도 했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모디 총리의 초청에 의한 "대통령 배우자의 단독 외교"로 추켰다. 하지만 외교부는 "우리가 먼저 검토했다"며 '셀프 초청'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가부채는 400조원 늘었고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부동산 악몽 정권'이란 비판을 받았다. 회고록이 아닌 징비록을 썼다면 어땠을까.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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