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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도지사 집무실 입구에 '저출생과 전쟁' 문구가 한쪽 문 전체에 적혀 있다, <경북도 제공> |
#2013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영주시 공무원 박모 주무관(28·시설 7급)은 기술계 고교 졸업 후 곧바로 공무원으로 임용돼 25세에 결혼, 현재 자녀 한 명을 두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에 공직을 시작한 영양군 공무원 문모 주무관(27세·시설 7급)은 어린 나이에도 읍·면의 각종 사업을 성실하고 노련하게 추진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표창도 받았다. 야간대학에 재학 중인 문 주무관은 내년에 동료 공무원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기술계고교 구분모집을 통해 곧바로 사회에 진출, 20대에 결혼을 해 아이까지 낳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거나 결혼을 앞 둔 경북지역 공무원들이다.
저출산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출생률 반등을 위해 '저출생과 전쟁'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경북도가 고교 졸업자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경북도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일찍 취직할 수 있는 공직환경 조성을 위해 법령 및 제도 개선책을 전국 최초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건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도는 우선, 현재 특성화고 졸업(예정)자에게만 적용하는 '우수인재 수습직원 선발제도'를 일반고 우수 졸업자에게도 확대 하도록 건의했다.
일반고의 우수한 졸업자 중 공직을 희망하는 경우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고교 과목(국어·영어·한국사)으로 치르는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통해 실무수습직원으로 선발 후 6개월간 근무하게 하고, 근무평가를 해서 공직에 최종 임용하는 방식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도는 또 고교 졸업자에게 공무원 임용시험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는 정부가 고졸자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기술계고교 졸업(예정)자 구분모집을 도입하고 2022년부터 우수 인재 수습직원 선발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경북의 경우 2023년 기준 고교 졸업자 2만1천152명 중 일반고 졸업자는 67.6%인 1만4천31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현행 고졸채용 공무원 임용시험은 특성화고 졸업(예정) 자로만 대상을 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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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제공 |
9급 공개경쟁임용시험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북도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제1회 9급 공개경쟁임용시험 응시생 1만1천411명중 만 21세 이하는 219명(1.91%)이었으며, 합격자 1천295명 중 만 21세 이하는 고작 1.2%인 16명에 불과했다.
고교 졸업생의 임용 비율이 낮은 원인에 대해 김미경 경북도 인사과장은 " 2022년부터 9급 공개경쟁임용시험에서 사회, 수학, 과학 등 고교 과목이 선택과목에서 폐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진학과 고졸 사회진출 비율을 선진국처럼 3대 7로 바꿔야 한다"며 이를 통해 청년 조기 사회진출, 일찍 결혼, 일찍 아이를 낳는 선순환 대책을 공직에서부터 제도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