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 영일만, 동해 한·일 가스전 각축장 전초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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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7  |  수정 2024-06-07 09:28  |  발행일 2024-06-07 제27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탐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동해안 자원 개발을 놓고 한국과 일본 간 미묘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영일만 앞바다 심해 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지난 5일 한국석유공사 요청으로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아브레우는 영일만 앞바다의 경제성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매우 높다"며, 많은 전문가의 검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7일 동해 광구 전반에 대한 공개 설명회를 가진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 연말 영일만 앞바다 '동해 8광구와 6-1광구'에 걸친 이른바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구체적 위치는 보안사항)에 대한 시추 탐사를 결정했다. 성공 가능성 20%로 추정되는 시추공을 향후 5개 뚫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에 앞서 일본은 2022년 1월 자원 개발업체인 인펙스(INPEX)를 앞세워 시마네현 북서쪽 동해의 천연가스·석유 시굴조사를 발표했다. 이곳은 경주에서 150㎞ 떨어져 있다. 2032년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한국의 가스전 개발은 이르면 2035년 상업 생산이 가능해 일본이 다소 빠르다. 전문가들은 시추공을 뚫으면 '빨대 효과'로 매장 석유와 가스 이동이 있다고 한다. 미묘한 변수다. 한·일 양국은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을 해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국가다.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포항 영일만은 한국의 역사적인 석유·가스 채굴의 전초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동해안 전반의 자원 개발을 놓고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숙명도 안게 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언급한 대로 포항과 동해안의 천지개벽 시대를 열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위시한 정부는 모든 과학·기술적 역량을 동원하고, 경북도와 포항시도 항만과 시추선을 비롯한 기존 인프라를 확장 가동해 영일만이 동해안 자원 개발의 핵심기지로 확고한 우위를 점하도록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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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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