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野 단독 개원 실망, 과욕 버리고 與에 상임위長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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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7  |  수정 2024-06-07 07:00  |  발행일 2024-06-07 제27면

22대 국회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 개원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출발부터 '반쪽 국회'인 것도 꼴불견이지만, 21대에 이어 22대 국회 내내 이럴까 걱정이다. 당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여야 간 의사 일정 합의가 없었기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며 본회의 '적법성' 문제까지 제기한 마당이어서 당분간 국회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개원 초 여·야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는 관행대로 야당이 여당에 양보함으로써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는 게 순리다. 야당은 '힘의 정치'를 밀어붙이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헌정사 첫 사례'란 말은 작금의 정치가 유례없이 최악의 수준임을 방증한다. 여·야가 10여 차례나 만나 의장단 구성을 협의했음에도 성과를 못 낸 것은 무능한 정치력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18개의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하는 국회 본회의도 파행이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주중 열릴 텐데,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또 '민주당 단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꼬를 트기 위해선 먼저 거대 야당이 과욕을 버려야 한다. 국회법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게 했지만, 16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은 법사위원장을 가지는 게 관례였다. 이를 야당이 독식하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다.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야당은 '승자 독식'의 힘자랑에 도취해선 안 된다. '수(數)의 정치'가 곧 의회 민주주의란 건 무지한 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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