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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왼쪽 넷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봉화를 찾아 이철우(왼쪽 다섯째) 경북도지사, 부호(왼쪽 여섯째) 주한베트남 대사 등과 함께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 현장 간담회에 앞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지인 충효당을 둘러보고 있다.<경북도 제공> |
경북이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 낸 봉화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이 국가 차원의 문화교류협력 사업으로 본격 추진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부호 주한베트남 대사는 13일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에서 열린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 현장 간담회에서 경북도가 추진 중인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곳만의 특색이 나타나게 과거의 역사부터 지금까지 스토리로 만들고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마을이 잘 만들어지는 과정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도록 그런 스토리텔링 등을 문체부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부호 대사는 "오늘을 앞으로 800년을 시작하는 날이라 생각하겠다"며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양국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년 전 한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이제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은) 봉화, 경북도의 일이 아니라 양 정부와 양 국민의 일"이라며 "이 사업이 성공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이 관대한 나라, 모든 나라를 포용할 수 있는 나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유 장관과 부호 대사에게 "한-베 수교 이후 30여 년간 동반성장 중인 베트남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을 더 이상 지자체 사업이 아닌 '국가 대(對) 국가 문화교류 협력' 사업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특히 이 도지사는 K-베트남 밸리와 관련한 내년도 역점사업으로 △유적지 인근 창평저수지 활용 이색관광 활성화 및 상업 특화 거리 조성을 위한 관광 개발 △봉화 화산이씨 문화원형 활용 역사 문화 콘텐츠 개발 및 디지털 복원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적극 요청했다.
2033년까지 10년간 추진되는 K-베트남 밸리 사업은 봉성면 창평리 일원 11만8천여㎡에서 추진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봉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지인 충효당, 유허비, 재실이 남아 있고, 직계가족들도 현지에 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도 베트남 리 왕조 화산이씨 후손들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의 속국에서 벗어난 베트남 최초의 장기 독립왕조로 현재도 베트남 내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리 왕조(1009~1225년) 6대 황제 영종의 아들 이용상(화산이씨 시조)은 1226년 황해도 옹진군 화산리에 정착해 살며 항몽(抗蒙)전쟁 참전으로 고려 고종 때 '화산군'으로 봉해졌다. 이후 이용상의 둘째 아들 이일청은 안동부사로 봉화에 정착했으며 후손 이장발은 임진왜란 의병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K-베트남 밸리는 국내 유일의 베트남 문화 콘텐츠로, 한-베트남의 새로운 800년을 위한 교류 협력 거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도지사는 "K-베트남 밸리는 양국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교류 협력의 거점"이라며 "경북에서 시작한 국가 차원의 문화 콘텐츠를 확대해 지방소멸과 저출산에 대응하고, 미래 이주 사회 공존을 실현할 수 있는 선도모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1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북 안동과 경북도청, 맹개마을 등을 방문해 이 도지사를 비롯한 지역 예술인 및 관광기업인 등과 지속 가능한 지역관광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포럼'에도 참석, 3대 문화권 사업 전반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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