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에 '정국급랭'…개원식도 연기한 국회, 또 멈출까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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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5 10:16  |  수정 2024-07-05 10:17  |  발행일 2024-07-05
채상병 특검법 후폭풍에 정국 급랭…당분간 의사일정 불투명

與 거부권 행사 건의, 野 "수용하라" 대치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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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인해 5일 열리기로 했던 제22대 국회 개원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이 썰렁하다. 연합뉴스

채상병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른 후폭풍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발로 당장 5일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이 무산된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가시화되면서 당분간 의사일정 협의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여야 충돌의 여파로 이날로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은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주도로 채상병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반발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개원식에 불참한 데 따른 것이다. 개원식에는 관례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도 예상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개원식 불참을 요청했고, 대통령실도 이날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다.

국회의장실 측은 개원식 일정에 대해 "추후 확정 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당 단독으로 개원식을 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여야 대치 상황을 풀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22대 국회가 '87년 체제' 이후 가장 늦은 개원식을 할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가장 늦은 국회 개원식은 직전 21대 국회로 임기 시작 48일 만인 2020년 7월16일에 열렸다. 즉 여야의 극심한 대립에 4년 만에 이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 같은 대치 정국이 이어질 경우 언제 개원식을 열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채상병특검법 통과로 여야 간 대치가 격해진 상황에서 당분간 의사 일정을 협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즉각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만큼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날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의요구권을 강하게 요청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을 또 다시 거부한다면 폭풍같은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에 따를 건지 아니면 또다시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국민과 맞서는 길을 선택할 건지 오직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그에 따른 후과가 어떨지는 권력을 농단하다 몰락한 박근혜의 최후가 잘 말해 주고 있다. 정의를 원하고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압박했다.

당분간 국회가 멈춰서면서 여당과 대통령실은 108석의 상황에서 '이탈표'를 예의주시하며 내부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후보가 제시한 여당 주도의 '채상병 특검법'도 대안으로 등장한 만큼, 일각에선 8표의 단속은 무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선 이미 안철수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힌 상황이지만, 여당은 일단 이외의 추가 이탈표는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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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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