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읽씹, 배신자, 기소 청탁, 국민의힘 전대 무얼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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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9  |  수정 2024-07-19 06:58  |  발행일 2024-07-19 제27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19일 84만명 당원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막바지에 돌입했다. 23일 전당대회에서 결과가 발표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8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여당 전당대회는 4·10총선의 참패를 딛고 당과 보수세력의 재건을 도모한다는 목표가 강했다. 근 한 달간 진행된 경선과정에서 그런 비전이 충족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집권당 전당대회는 초반부터 자중지란에 가까운 이슈로 물들었다. 막판까지 그칠 줄을 모른다. 한동훈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을 등질 것이란 배신자 논쟁이 먼저 불을 댕겼다.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한 후보가 '읽씹(읽고도 무시했다는 의미)'했다는 논란으로 비화됐다.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이제는 사라졌을 것으로 봤던 전당대회 폭력사태까지 돌출했다. 극성 지지자, 유튜버들의 충돌이라 하지만, 후보자 간 자극적 상대 비방이 폭력의 근저가 됐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급기야 '공소 취소 청탁' 논란까지 불거졌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나경원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한 후보에게 기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한 후보의 폭로였다.

물론 동시에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당내 민주주의의 활성화'란 측면에서 국민의힘은 우위가 있어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사실상 이재명 독주체제를 굳히는 통과의례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내분에 가까운 네거티브 공방을 경쟁으로 치부하기엔 선을 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들을 모두 고발하겠다고 밝힌 마당이다. 험난한 여야 충돌의 먹잇감을 준 셈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이제라도 물어뜯기 대치를 뒤로하고, 보수의 비전과 집권당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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