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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한산한 봉화의 한 식당 모습. |
"지난해만 해도 축제 시작 전 예약 전화 문의가 이어졌었는데, 지금은 예약 취소 전화만 옵니다."
은어축제를 앞두고 '봉화 살충제 사건' 여파로 지역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은어축제장 인근 식당. 평소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늘 부쩍 이던 식당이 이날은 점심시간임에도 몇몇 손님들을 빼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이 식당을 운영해온 이모씨(62)는 "항상 점심시간이 손님이 가장 많을 때인데, 사건이 터지고 손님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정확히 계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어림잡아도 이번 달 매출은 반 토막 날 것"이라며 "축제를 앞두곤 더러 예약 문의도 있는데 지금은 아예 없다. 코로나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푸념했다.
지역 내 다른 식당 주인도 "예약으로만 운영하는 우리 같은 식당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이번 달부터 축제 기간 식사 예약을 신청받았는데, 살충제 사건이 나자 예약 문의는커녕 예약했던 사람들의 취소 전화만 이어지고 있다"며 "사건이 빨리 해결돼야 될텐데…"라며 한숨지었다.
숙박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축제장 인근 모텔을 운영한 한 업주도 "우린 일 년 중 은어축제 기간이 대목이다. 축제 때 반짝 특수만 기다려 왔는데, 올해 축제 기간에는 공실이 생길 것 같다"며 "살충제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게 더 답답하다"며 하소연했다.
올해로 26번째를 맞은 '봉화은어축제'는 매년 15만여 명 이상이 봉화를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지난해 은어축제에도 20만여 명이 축제장을 찾아 약 100억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냈다.
봉화군에서도 오는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열리는 '제26회 봉화은어축제'에 이번 살충제 사건이 봉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져 방문객이 감소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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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봉화은어축제'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은어반두잡이 체험을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
군은 은어축제의 핵심 주제 체험인 은어 반두·맨손잡이와 숯불구이 체험은 물론, 글로벌 어신 대항전, 전국 청소년 은어 맨손잡이 대회 등을 올해 새롭게 선보이며, 축제 기간 매일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주민참여 행사 등도 야심 차게 준비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주 개막하는 올해 축제는 관광객들이 지난해보다 더 재미있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혹시 모를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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