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도부 인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들 당직 인선을 통해 당내 접점을 늘렸고 향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기용, 당 쇄신 구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상황은 한 대표에게 쉽지 않다. 사실상 아군이었던 친윤계가 전당대회 이후 한 대표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당대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부터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 의원이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사실을 폭로했을 땐 친윤계와의 갈등이 최고조였다. 한 대표 취임 직후에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정 전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당헌상으로 당 대표는 정책위의장 면직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처럼 당 쇄신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힘'이 필요한 한 대표는 향후 당직 인선을 통해 당무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 구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단, 대변인단 등 후속 당직 인선에서 이른바 '한동훈의 사람'을 중용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실제 5일 발표가 예상되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대표는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에 친한계 서범수 의원을 기용했고 비서실장으로는 역시 친한계인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이어 친윤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후임에 지역 4선인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을 내정했다. 당연직인 정책위의장에 이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인선이 완료되면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5명이 친한계 또는 한 대표가 임명한 인사로 채워진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정책위의장 내정자의 의원총회 추인 과정에서 친윤계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일부 친윤계를 중심으로 '표결'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점식 전 정책위원장이 자진 사퇴에 대한 친윤계의 불만은 있다. 다만 자진 사퇴를 통해 갈등을 봉합한 상황에서 또 다시 반대 의견을 내는 의원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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