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청정에너지' 원자력수소 산단, 울진 신도약 돕는다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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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5  |  수정 2024-09-24 20:30  |  발행일 2024-09-25 제13면
예타면제 확정 후 추진 가속도

152만 제곱미터 대규모…4천억 투입

정부, 수소 90% 해외 수입 예정

에너지 안보 등 위험성 커질 것

국내생산, 에너지 자립 전환점

현 여건상 청정수소 인정 안돼

전기 직공급 제도적 기반 필요
꿈의 청정에너지 원자력수소 산단, 울진 신도약 돕는다
울진군이 원자력수소산단 예비타당성 면제 확정후 7월25일 울진군 연호문화센터강당에서 기념식으로 군민과 함께하는 희망콘서트를 가졌다.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꿈의 청정에너지 원자력수소 산단, 울진 신도약 돕는다
울진군은 군청 앞마당에서 울진 원자력수소산단 비젼 선포식을 가졌다.<울진군 제공>
꿈의 청정에너지 원자력수소 산단, 울진 신도약 돕는다
원자력수소산단 예비타당성 면제 확정으로 울진군민과 함께하는 희망토크 콘서트에서 손병복 울진군수가 기념사를 하고있다.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울진군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무색무취하며 우주의 75%를 차지하는 꿈의 청정에너지, 수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소 후 물만 남는 이 청정에너지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고, 수소경제를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수소경제 이행 계획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의 90%를 해외에서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진군은 청정수소의 국내 생산 방안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에너지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 지방 발전의 새로운 길
손병복 울진군수는 취임 이후, 기존 수소실증단지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여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추진했다. 군수의 강력한 의지와 군민들의 열띤 지지 속에 울진군은 2023년 3월,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됐다. 그리고 2024년 6월, 군 단위 최초로 예타면제가 확정되면서 울진 국가산단 추진은 본격적인 속도를 내게 됐다.

울진군은 7월 25일, 군민과 함께하는 희망콘서트를 통해 예타면제 확정을 기념하고,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의 비전과 방향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약 152만㎡(약 46만 평) 규모로 4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 대규모 산업단지는 울진군이 가진 잠재력을 경쟁력으로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울진군은 세계 최대 10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신한울 3·4호기 포함). 이 원자력전기는 울진군의 가장 강력한 잠재력이며, 원자력으로 생산된 무탄소 전기는 청정수소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다.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는 탄소 배출이 발생해 청정수소로 인정되지 않지만, 원자력 전기는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무탄소 전기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손병복 군수는 취임 전부터 울진의 원자력 전기를 활용해 지역 발전을 이끌 방안을 고민해왔고, 그 결과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에 성공했다. 이 산단은 울진군의 경제적 성장을 넘어서, 대한민국 전체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발전 넘어 에너지 안보 강화
울진군은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이 17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3만 8천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입주 기업들의 인구 유입으로 인한 상주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 교육,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정주 여건의 개선도 기대된다.

하지만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의 효과는 울진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는 기후 위기로 인한 각종 재난과 재해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195개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위해 전 세계는 2018년 탄소 발생량 대비 45% 감축을 목표로 삼았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40%의 탄소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며, 모든 에너지원이 수소로 대체되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수소조달 계획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의 90%를 해외에서 수입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없는 구조로, 에너지 안보에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제 유가 상승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국내 경제와 사회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울진군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국내 수소 생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과제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4조 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 산단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여건 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원자력에서 생산된 전기가 일반적인 송전선로를 통해 국가산단에 공급될 경우, 탄소가 발생한 전력과 섞여 청정수소로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원자력 전기를 국가산단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한 요건이다.

울진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연간 3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적인 수원 확보를 위해 수자원공사와 해수 담수화를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울진산단을 예비 수소특화단지로 선정하고, 예타 기획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울진군은 국가차원의 집중 육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수소가 '인간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에너지 체계가 될 수소는 울진군의 발전과 에너지 강국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방소멸의 시대를 극복하고, 탄소중립 시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며,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를 살릴 대안이 될 수소. 울진군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울진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그 여정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뜨겁게 쏠리고 있다.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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