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십원빵' 계속 맛볼 수 있다…주화 도안 무단도용 논란 해소

  • 장성재
  • |
  • 입력 2024-08-30  |  수정 2024-08-30 08:41  |  발행일 2024-08-30 제8면
한은,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 개정...내달 1일 시행
경주 십원빵 계속 맛볼 수 있다…주화 도안 무단도용 논란 해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당시 경주 황리단길을 방문해 십원빵을 먹고 있는 모습.
경주 십원빵 계속 맛볼 수 있다…주화 도안 무단도용 논란 해소
한국은행 제공
경주 십원빵 계속 맛볼 수 있다…주화 도안 무단도용 논란 해소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영리목적의 화폐도안 이용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경주 황리단길의 인기 상품인 '십원빵' 주화 도안 무단도용 논란도 해소될 전망이다.

29일 한국은행은 영리목적의 화폐도안 이용을 허용하는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을 개정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십원빵은 10원짜리 동전을 본뜬 빵으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를 프랜차이즈하면서 경주 전역을 넘어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도 매장을 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1년 9월 대통령 선거 후보였을 당시 경주 황리단길을 방문했을때 십원빵을 구매해 시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십원빵 제조 업체들을 대상으로 10원 주화 도안 도용을 문제삼아 내부 검토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체들은 조폐공사가 공공누리에 올린 도안을 사용했을 뿐이라며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십원빵과 관련 한국은행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은행은 개정된 주화 도안 이용기준에서 국민의 창의적인 경제활동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함이라며 '영리목적의 화폐도안 이용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경주 십원빵은 이용기준에서 일반적 도안이용 가능 항목에 해당된다. 한국은행은 십원빵이 위·변조 위험이 없는 주화도안 이용에 해당한다고 예시했다.

또 화페도안을 활용한 티셔츠 등 의류·소품도 위·변조 위험이 없는 이용에 포함됐다. 잡지 등 인쇄물 내 화폐도안은 현용권 규격의 150% 이상 또는 75% 이하로 제작하고 '보기' 문구 기입할 시 사용 가능한 것으로 허가했다.

다만 영리목적 여부와 관계없이 화폐 위변조를 조장하거나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저해하는 부적절한 도안 이용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화폐도안을 프린터나 복사기 등의 광고에 이용하거나 실제 은행권과 유사한 재질과 크기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실례로, 최근 일부 전통시장 등에서 실제 은행권과 규격 및 도안이 유사한 모조품이 사용된 사례, SNS를 이용한 위조지폐 대량판매 시도 등 다양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화폐도안에서 인물을 별도로 분리해 이용하거나 도안인물을 원래의 모습과 다르게 변형하는 경우도 금지된다. 화폐영정 작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도안 이용자가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부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음란성, 폭력성, 사행성, 혐오감 등이 표현되거나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부적절하게 이용해 화폐의품위와 신뢰성을 훼손하는 경우(불법업체 전단지에 이용, 사회적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킨 인물사진과의 합성, 불에 탄 화폐 이미지 등 손상화폐 이미지 사용) 등이 해당된다.

아울러, 현재 화폐모조품, 인쇄삽화, 전자적삽화로 구분된 이용형태별 기준을 통합해 '화폐모조품'과 '일반 도안이용'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최근 유아 장난감용으로 제작된 주화가 현용 주화와 크기가 동일해 금융기관 입금시 혼입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주화 모조품의 규격 기준을 신설하는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기로 했다.

주화 모조품의 경우 현행 규격보다 75% 이하 축소하거나 150% 이상 확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동전 모조품은 현행 규격이 24㎜인 만큼 20.5㎜ 이하이거나 29.5㎜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개정된 이용기준에 따라 화폐도안이 건전하게 활용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부적절한 사용에 대해서는 엄격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장성재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