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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출토된 피장자(오른쪽)와 순장자의 치아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
금동관과 금동관묘, 금동신발과 금귀걸이, 구슬팔찌 등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한 채로 발견돼 큰 화제를 모았던 경주 황남동 120호분의 주인이 10대 소녀로 확인됐다. 아울러 주인 발밑에 함께 안치된 순장자는 3세 여자 아이로 파악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0년 9월 경주시 황남동 390-1번지 일원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120-2호분의 피장자와 순장자 두 사람의 치아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새롭게 확인된 피장자의 치아 2점은 금동관의 관테 중앙부와 아랫부분에서 출토됐다. 조사 결과 아랫니의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로 확인됐는데 피장자의 연령은 12~15세의 젊은 나이로 파악됐다.
나머지 한 명의 치아들은 금동신발의 아랫부분, 즉 금동신발과 나무곽 아랫판 사이에서 한 조의 구슬목걸이·곡옥과 함께 둥글게 돌아가는 치아열 상태로 출토되었는데, 피장자의 발밑 반대방향으로 안치된 출토 위치상 순장자로 파악된다.
아랫니와 윗니가 모두 출토되었는데, 특이한 점은 영구치가 이제 겨우 치관(앞어금니 뒤쪽에 있는 치아)이 형성되고 있는 3세(전후)의 아이로 판정된 것이다. 즉 120-2호분에는 12~15세의 젊은 여성이 묻혔고, 그 발치 아래에 아이가 순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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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여아로 추정되는 순장자의 치아와 목걸이. <국가유산청 제공> |
신라를 비롯한 고대사회에서는 왕족·귀족의 무덤에 순장이 일반화돼 있었으며,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는 지증왕 3년(502) 왕이 순장을 금지할 때까지 왕을 포함한 왕족과 귀족의 장례에 순장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황남대총 남·북분에 각 10여명, 천마총에 5명, 쪽샘 44호분에 5명 이상 등 중대형 고분뿐만 아니라, 황남동 95-6번지 1호분에 1명 등 소형분에 해당되는 무덤에도 순장이 행해진 사실이 이미 밝혀져 있다.
특히 이번 120-2호분에 순장된 어린아이는 이제 막 주인의 비녀(여종)가 되기 시작한 신분으로 추정되며, 지증왕이 순장을 금지 시킬 무렵의 마지막 순장자일 수도 있다. 120-2호분의 장제는 최근 조사가 완료된 쪽샘 44호분과 함께 신라사회 순장자의 성격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의 추가 성과를 알리고 전문연구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현장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달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누구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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