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삼성전자…"중장기 주가 부양엔 실적 필요"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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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8  |  수정 2024-11-18 15:42  |  발행일 2024-11-19 제12면
삼성전자,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18일 장 초반 6%대 반등

증권가 "실적이 주가 방향성 결정" "경쟁사와 기술격차 축소 등 근본 변화 필요"
자사주 매입 나선 삼성전자…중장기 주가 부양엔 실적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최근 '4만 전자' 전락의 충격을 완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효과다. 하지만 실질적 주가 부양 효과를 거두려면 실적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우선 3조원 상당의 자사주는 내년 2월 17일까지 사들여 전량 소각키로 했다. 매입해 소각할 자사주는 보통주 5천14만4천628주, 우선주 691만2천36주다.

나머지 자사주는 개별 이사회 결의 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11조원대, 2017년 9조원대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7년 만으로 금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9만 전자' 문턱까지 닿았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지난 14일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반토막 났다. 지난 15일엔 전날 주저앉은 주가 반작용 덕분인지 7.21% 오른 5만3천500원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주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결국,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주가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시장은 반응을 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주가는 18일 장 초반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7년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 상승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당시 발표 한 달 뒤 주가가 0.4% 올랐고, 3개월 뒤엔 8.4%까지 끌어올렸다. 2015년엔 결론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선 당시엔 외부 요인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쳐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여긴다.

증권가는 이번에도 단기적으론 자사주 소각 효과를 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실적 개선이 뒤따라야만 지속적인 주가 부양이 가능하다는 것.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 방향성을 결정해왔다"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단기적으론 메모리 업황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발전이 요구된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장기적 주가 상승을 위해선 HBM과 파운드리 등 주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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