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정우성처럼" 결혼없이 아이를…혼외자 인식 변화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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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4 10:35  |  수정 2024-12-04 10:36  |  발행일 2024-12-04
나도 정우성처럼 결혼없이 아이를…혼외자 인식 변화
게티이미지뱅크

배우 정우성을 둘러싼 '혼외자' 이슈가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로 밝혀진 정우성이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되 결혼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과 관련해 파장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사회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전통적 사회통념과 정면 충돌하면서 가족 개념 및 역할에 대한 공론의 장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가족애(愛)를 중시하며 결혼이 '삶의 필수'라 여기던 전통적 가치관에서 탈피해 혼외자·비혼을 바라보는 정서적 다양성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논쟁은 격화되고 있다. ☞3면에 관련기사


실제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10명 중 7명은 결혼하지 않아도 남녀가 같이 살 수 있고, 10명 중 4명(37.2%)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외자(결혼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낳은 자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2년 전(2022년)보다 3.1%포인트 상승했으며, 성별로는 남자(39.1%)가 여자(35.3%)보다 다소 높았다. 이를 방증하듯 전국 혼외자 수도 2020년 6천974명, 2021년 7천682명, 2022년 9천763명, 지난해 1만857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혼외자와 비혼 출산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한국도 프랑스식 '등록동거혼'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나 의원은 "혼인 장벽을 낮추고 출산아 보호를 위해 등록동거혼을 도입할 때"라면서 곧 법률안을 준비해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혼외자'라는 말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미 다수가 낡았다고 느끼는 차별적 용어로 아이를 부르지 말자는 것. 김 전 차관은 "아이를 중심에 두고 보자. 혼외자가 아니라 그냥 아들"이라고 했다. 이선옥 작가도 "결혼과 양육 방식에 정답은 없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다고 해서 아이가 불행하다고 예단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시각"이라는 의견을 냈다.


비혼 출생아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지자체도 등장했다. 경북도는 지난 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25회차 저출생과 전쟁 혁신대책 회의를 통해 혼인 외 출생 가정에 대한 지원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국회 등과 협력해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비혼 출생아 및 혼인 외 가정의 정상적 지원을 위해 '동반 가정 등록제(가칭)' 도입 및 입법 추진도 정부와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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