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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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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안 표결 장면. 유튜브 영상 캡처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국힘의힘이 분열하고 있다. 친한계 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기 위해 달려간 반면, 상당수 여당 의원들은 당사에 남았다.
4일 계엄 해제를 요구하기 위한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으로, 모두 친한계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친윤계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결하지 않은 의원들은 원내지도부의 안내에 따라 당사를 지켰다.
이를 두고 친한계 일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결사옹위파'라고 지적하며 '원내지도부가 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표출했다.
이 같은 친한계 의원들의 격앙된 반응은 윤 대통령의 급작스런 비상계엄 선포와 한동훈 대표의 체포 시도, 한 대표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의원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이날 국회에 진입한 수도방위사령부 특임대가 이재명·한동훈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의 체포·구금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령 해제 표결을 기다리고 있어 특임대와 마주치진 않았다.
계엄 해제 선포 이후 한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김상훈 정책위의장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정책위의장실은 수방사 특임대가 국회 요인들을 체포·구금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 장소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두고 발생한 원내지도부의 혼선 때문에 친한계 의원들이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한 대표와 함께 국회로 이동한 의원들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했다.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오후 11시 38분쯤 한 대표는 당사를 나서며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원총회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개최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친한계 의원 대부분은 한 대표를 따라 국회로 이동했지만, 50여명 의원들은 당사에 남아 의원총회 개최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경호 원내대표 명의로 오전 0시5분쯤 '국회 통제로 비상 의총을 중앙당사에서 개최하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표결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암까마귀와 수까마귀가 완전히 구별되는 것" "못 와서 안 온 게 아니라 안 오고 싶어서 안 온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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