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의 여파, 동대구역에서 울린 한숨

  •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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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5 13:26  |  수정 2024-12-05 13:51  |  발행일 2024-12-05
철도노조 파업으로 멈춘 철길, 동대구역의 혼란한 하루


동대구역, 혼란의 아침
철도노조가 5일 오전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동대구역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오전 부터 역사 내 전광판은 운행 중지와 지연을 알리는 안내로 뒤덮였고,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열차 운행 취소 소식에 분주히 대체 교통편을 찾으려는 이들의 모습이 역 곳곳에 포착됐다.

파업의 여파, 동대구역에서 울린 한숨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 전광판에 일부 열차 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표를 예매했는데 열차가 없어요"
10시 30분, 출발 안내 전광판 앞에 서 있던 한 승객은 취소된 KTX 열차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런 중요한 공지는 문자나 전화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을 토로했다. 특히 연로한 승객들은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인 '코레일 톡'을 사용하지 않아 갑작스러운 운행 취소 통보를 받을 방법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메모지를 손에 든 채 운행 가능한 열차를 꼼꼼히 확인하는 노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파업의 여파, 동대구역에서 울린 한숨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을 찾은 시민들이 열차 시간표를 살펴보며 예매할 열차를 고르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혼란과 기다림 속 대체 교통편
역사 내 또 다른 전광판에는 일부 열차가 지연 출발하거나 운행이 취소된 정보가 반복적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한 여성은 친구와 함께 예정된 여행 일정을 포기한 채, 대체 열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2시간이나 늦게 열차를 타게 됐다. 그동안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파업의 여파, 동대구역에서 울린 한숨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에 설치된 스크린에 일부 열차 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파업, 해결되지 않는 갈등
철도노조의 총파업은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 공공기관 수준의 성과급 지급, 안전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그러나 노사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고스란히 불편을 떠안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열차 운행을 최소 6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시에 맞춰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못했다.

"언제쯤 정상화될까요?"
동대구역의 풍경은 그야말로 정지된 시간 같았다. 열차 시간표를 들여다보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피로와 혼란이 서려 있었고, 줄지어 선 대기자들의 모습은 파업의 여파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한 시민은 "파업이 빨리 끝나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닌 철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동대구역에서 시작된 혼란이 조속히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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