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혼란의 아침
철도노조가 5일 오전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동대구역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오전 부터 역사 내 전광판은 운행 중지와 지연을 알리는 안내로 뒤덮였고,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열차 운행 취소 소식에 분주히 대체 교통편을 찾으려는 이들의 모습이 역 곳곳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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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 전광판에 일부 열차 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표를 예매했는데 열차가 없어요"
10시 30분, 출발 안내 전광판 앞에 서 있던 한 승객은 취소된 KTX 열차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런 중요한 공지는 문자나 전화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을 토로했다. 특히 연로한 승객들은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인 '코레일 톡'을 사용하지 않아 갑작스러운 운행 취소 통보를 받을 방법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메모지를 손에 든 채 운행 가능한 열차를 꼼꼼히 확인하는 노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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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을 찾은 시민들이 열차 시간표를 살펴보며 예매할 열차를 고르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혼란과 기다림 속 대체 교통편
역사 내 또 다른 전광판에는 일부 열차가 지연 출발하거나 운행이 취소된 정보가 반복적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한 여성은 친구와 함께 예정된 여행 일정을 포기한 채, 대체 열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2시간이나 늦게 열차를 타게 됐다. 그동안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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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동대구역에 설치된 스크린에 일부 열차 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파업, 해결되지 않는 갈등
철도노조의 총파업은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 공공기관 수준의 성과급 지급, 안전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그러나 노사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고스란히 불편을 떠안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열차 운행을 최소 6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시에 맞춰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못했다.
"언제쯤 정상화될까요?"
동대구역의 풍경은 그야말로 정지된 시간 같았다. 열차 시간표를 들여다보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피로와 혼란이 서려 있었고, 줄지어 선 대기자들의 모습은 파업의 여파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한 시민은 "파업이 빨리 끝나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닌 철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동대구역에서 시작된 혼란이 조속히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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