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실적 은행권 또 돈잔치 벌이나?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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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8  |  수정 2024-12-18 07:53  |  발행일 2024-12-18 제12면
높은 대출금리 순익 17조 육박

서민·소상공인은 '이자 부담'

올해 은행권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예·적금 금리는 내리고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서민과 소상공인들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각각 공시한 분기별 경영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까지 16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5대 금융 그룹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16조5천80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천560억원)에 비해 5.9%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예대 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에 따른 안정적인 이자 수익으로 인해 매년 역대 실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가 3.2%로 한 달 전 평균금리(3.35%)보다 0.1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3.35%에서 3.2%로 내렸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3.42%에서 3.2%로 금리가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 e예금'의 금리는 3.34%에서 3.22%로 낮아졌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내리는 등 대출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은행에선 가계대출 수요 억제라는 이유로 높은 수준의 대출 금리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은행의 예대 금리차는 크게 벌어져 은행이 얻는 차익은 늘어나는 추세였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대부분 0.45~1.50%포인트였던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 서민 금융 제외·신규 취급액 기준)는 10월 0.81~1.20%포인트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들의 4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급증하며,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 경기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천421억원)보다 80% 넘게 증가한 총 2조4천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 또한 총 16조9천245억원으로, 지난해(15조1천367억원)보다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총액이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대 금리차 확대에 대한 비판에 은행권에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응하다 보니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의 경우,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1월 2.05~2.50%포인트에서 10월 2.01~2.29%포인트로 낮아졌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예·적금 등 수신 금리는 내리는데 금융당국에서 가계 부채 우려로 은행권에 대출 금리 관리를 요구해온 만큼 이익이 많이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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