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연말 풍경으로 익숙한 은행 달력이 뜻밖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 달력을 집에 걸면 돈이 들어온다'는 소위 '달력 미신'이 퍼지면서, 이를 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매년 이맘때쯤 캘린더 이벤트를 열며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해왔지만, 올해는 달력 수요가 예년보다 훨씬 뜨겁다. 배포 당일 새벽부터 줄을 서는 시민들로 인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헛걸음을 하는 이들도 속출했다.
이러한 인기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도 번졌다. 2025년 신년 달력이 최소 1,000원에서 최대 5만 원에 이르기까지 거래되며, 단순한 무료 배포품이 아닌 일종의 '희소가치'를 지닌 아이템으로 변모하고 있다.
은행 달력뿐만 아니라 병원, 소방서, 보험사 등에서 제작한 달력들도 각기 다른 상징성을 지니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병원 달력은 건강을, 소방서 달력은 화재 예방을, 손해보험사 달력은 무사고를, 생명보험사 달력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활용되며 일종의 '행운의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시민은 “요즘처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는 작은 미신이라도 기댈 곳이 필요하다"며 달력 열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소비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경향과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달력 미신'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현상이 연말 대목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일지 몰라도, 달력 한 권이 새해의 행운을 빌어주는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진행 :남기환 아나운서 (인턴)
영상 : 이영은 (인턴)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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