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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찰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아수라장이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관저 인근을 지나는 차들과 경찰 차량 등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관저 인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그리고 경찰이 뒤섞여 한층 더 어수선했다.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관저 인근에 재집결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는 지지자들을 해산시키며 관저 입구 진입로를 확보했다. 공수처 체포가 임박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14일 오후 11시쯤부터 관저 정문 앞에 앉거나 드러누워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예상되는 체포영장 집행을 몸으로 막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농성이 계속되자 경찰은 관저 앞 통행을 차단한 뒤 기동대를 동원해 강제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면서 관저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지지자들과 경찰들 간 몸싸움 과정에서 소방당국까지 긴급 출동했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에 반대하던 중년 여성 1명이 바닥에 누워 소방당국의 처치를 받았다. 최근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이 여성은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 이송을 거부해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관저 앞을 막아섰다. 대통령 관저 현장에는 당 소속 의원 30여 명이 이른 오전부터 집결했다. 대구경북(TK)지역에서도 김석기· 김정재·이만희·권영진·구자근·정희용·이인선·강명구·김위상·이상휘·조지연 의원 등이 집결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유혈사태를 우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공수처가 자초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위법적이고 불법적인 영장 집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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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공수처 등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경찰과 공수처가 들어올 때 물리력을 행사했고 강제 진입했다"며 "저희 당 의원님들도 좀 다치시고 옷도 찢어졌다. 마지막 관문에 와서는 더 이상의 물리적 충돌 막기 위해 상호 간 대화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권영진 의원께서 공수처 진입 과정에서 폭행을 당하신 것으로 보이고, 폭행이 의도적인지 불찰로 인한 것인지 모르지만 옷도 찢어지고 일부는 얼굴을 할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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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9시 50분쯤 윤 대통령 체포가 현실화하자 지지자들이 좌절하고 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
이날 오전 10시 30분이 넘어 공수처가 사실상 윤 대통령 체포에 성공하자 지지자들 사이에선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 중년여성은 "우리 대통령 어떡하냐"며 울부짖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지층 간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특히 관저 초입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경찰 간 수차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공수처로 모이자"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국민의힘 김위상(비례)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불법 영장 집행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또 2030세대들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움직임 등에 대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고 설명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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