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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과천 공수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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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두고 14일부터 공수처 측과 윤 대통령 지지자 간 충돌이 시작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은 14일 오후 11시쯤부터 관저 정문 앞에 앉거나 드러누워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이튿날 오전 5시쯤으로 예상되는 체포영장 집행을 몸으로 막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농성이 계속되자 경찰은 관저 앞 통행을 차단한 뒤 기동대를 동원해 강제해산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관저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15일 오전 4시~5시…공수처 관저 도착, 국민의힘 의원들 포함한 지지자들과 대치
이후 15일 오전 4시 28분쯤 공수처 차량이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해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됐다. 이후 경찰 체포조가 관저 앞에 도착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 6천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결집하며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관저 입구에 집합해 '인간 띠'를 만들어 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다. 경찰과 공수처는 이날 오전 5시 10분쯤 처음으로 관저 진입을 시도했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수차례 경고에도 지지자들이 물러서지 않자 오전 5시 47분쯤 이들이 잡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며 본격적인 영장 집행에 나섰다.
◆오전 6시~8시… 공수처 본격 체포 나서
진입로를 확보한 경찰은 오전 6시 50분부터 본격적으로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당초 견인 차량 등을 동원해 차벽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도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사다리 전법'이 사용됐다. 공수처의 움직임은 빨랐고 대통령 경호처의 대응은 미약했다. 오전 7시 31분 공수처와 경찰은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었고 관저 1차 저지선을 통과했다. 이후 오전 7시 48분 공수처 등은 2차 저지선에서 1차와 달리 경호처 직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버스 차벽을 우회 통과했고, 오전 8시 24분쯤 3차 저지선 초소에서도 아무런 저지 없이 철문을 손쉽게 열고 들어가 체포영장 집행을 협의하기 시작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도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관저 앞을 막아섰다.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시작한 오전 7시 관저 앞에 집결해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장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대통령 관저 현장에는 당 소속 의원 30여 명이 이른 오전부터 집결했다. 대구경북(TK)지역에서도 김석기· 김정재·이만희·권영진·구자근·정희용·이인선·강명구·김위상·이상휘·조지연 의원 등이 집결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유혈사태를 우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공수처가 자초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위법적이고 불법적인 영장 집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9시~10시…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공수처와 경찰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윤갑근 변호사와 함께 초소를 통해 관저동으로 진입했다. 이후 오전 8시 40분에 윤 대통령 측에서 '공수처 자진 출석을 협상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왔지만, 공조본은 "윤 대통령 자진 출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체포영장 집행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 권영진, 김기현,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명이 관저 내부에 들어가 윤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면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의원들을 관저로 부른 게 아니고 의원들이 스스로 만나러 간 것"이라며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와 체포영장 모두 불법이기에 굴복할 수 없지만 계속 저항할 경우 유혈사태가 날 수 있어 걱정되니 내가 나가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결국 오전 10시 33분 내란수괴 혐의로 공조본에 체포됐다. 2차 체포 영장을 집행한 지 약 5시간 20분 만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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