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사 배출 감소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담은 이미지. 병원의 책상 위에는 깨진 졸업 모자가 놓여 있으며, 주변에는 스테토스코프와 빈 환자 기록 파일이 배치돼 있다.<영남일보 AI 제작> |
올해 신규 의사 배출이 전년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며 의료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22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제89회 의사 국가시험(국시)에 응시한 382명 중 269명이 최종 합격했다. 합격률은 70.4%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합격자 수는 지난해 3천81명의 8.7%에 불과하다. 매년 약 3천명 이상의 신규 의사가 배출됐던 흐름이 올해 완전히 끊긴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지난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촉발된 의정 갈등의 여파로 분석된다. 의대생 다수가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대거 휴학을 선택한 결과, 응시 대상자 3천2여 명 중 약 10%만 시험을 치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는 의사 배출 절벽이 단순히 국시 응시율 감소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규 의사가 부족해지면 전공의 및 전문의 배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수련병원들은 내달 상반기 인턴 모집을 앞두고 있지만, 지원자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진료 공백과 의료 서비스 질 저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정책적 갈등을 넘어 의료 체계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 경고 신호로 보고 있다.
대구 달서구 A 병원장은 "의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일은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시스템의 핵심"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신뢰 회복에 나서지 않으면 의료 체계의 균열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