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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통공사의 종합 전도사고 저감대책을 적용한 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 에스컬레이터의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
대구교통공사가 에스컬레이터 이용객 전도사고 저감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한 결과, 관련 안전사고가 급감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9일 밝혔다.
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7개월간 '승강기 안전사고 저감 TF'팀을 구성·운영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에스컬레이터 593대에서 발생한 전도사고 총 1천174건에 대한 사고 유형별 빅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도사고의 절반에 가까운 541건(46%)이 64개소 에스컬레이터에서 집중 발생했다. 사고의 주된 원인은 노약자의 신체 불안정 및 음주, 손수레와 같은 외부 요인이 97%였고, 상행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대부분 발생했다. 유독 폭이 좁은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잦았는데, 이는 손수레의 무게중심이 하부로 쏠리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맞춤형 대책을 시행했다. 우선적으로 전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를 하향 조정했다. 에스컬레이터 옆에 계단이 있는 곳은 15m/분으로, 계단이 없는 곳은 20m/분으로 조정했다. 전도사고 대다수가 60대 이상 노인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 노약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이나 사진을 활용한 안내제표를 제작해 시인성과 가독성을 높였다.
에스컬레이터 진입부에 손수레나 보행기를 이용하는 노약자의 전도사고 예방을 위해 '손수레·보행기 진입금지' '넘어짐 사고 많은 곳' 안내문과 사진을 부착했다. 또한 바닥에 '엘리베이터 타는 곳' 유도선을 설치하고, 로고라이트를 활용해 안전 관련 문구를 표출했다. 신속히 사고를 인지할 수 있도록 CCTV 설치위치도 상부에서 하부로 변경했다.
사고 저감대책 시행(지난해 11월) 이후 68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시행 전 동 기간 68일과 비교한 결과, 사고감소율이 94%(16건→1건)으로 파악돼 사고 감소대책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공사는 자체 분석했다.
다만, 이용객의 에스컬레이터 속도 저하에 대한 민원이 있어 15m/분으로 낮췄던 속도를 20m/분으로 재조정하기로 하고, 사고 발생 추이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공사의 핵심가치인 안전과 고객 만족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전도사고 원인별로 다양한 맞춤형 저감대책을 추진한 결과, 사고 예방 효과가 컸다. 안전성과 편의성 분석을 통해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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