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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손익 현황.김선민 국회의원실 제공 |
경북대병원이 지난해 1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력 이탈과 그에 따른 진료 공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증환자 치료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대병원의 총손실액은 5천662억원으로 1년 새 두 배(98.9%)가량 증가했다. 이 중 경북대병원의 손실 규모는 1천39억원으로, 서울대병원(1천106억원)에 이어 둘째로 컸다. 흑자를 낸 국립대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16억5천442만원)이 유일했다.
경북대병원의 지난해 총이익은 7천72억원이었지만 손실이 8천742억원이 발생해 최종적으로 1천억원대 적자가 났다. 이는 2023년 적자 규모(-407억원)보다 2.5배 증가한 것이다. 의료계는 경북대병원의 경영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부족에 따른 진료 공백과 의료인력의 대거 이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경북대병원이 대구경북에서 중증응급환자와 희귀질환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핵심거점병원인 만큼 의료 인프라가 위축되면 의료공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 달성군 현풍읍 김모(52)씨는 "암 치료를 위해 경북대병원을 찾았지만 진료 일정이 늦춰져 걱정이 많다"며 "병원 경영사정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했다. 실제 경북대병원 내 일부 진료과는 의료진 부족으로 예약 대기가 길어지고 있다. 김선민 의원은 "공공병원 역할이 중요한 시점에서 정부의 정책 실패 탓에 국립대병원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며 "정부는 의료계와 협력해 신속하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 위기가 심화하면서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근무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노동 강도가 심화하고, 무급휴가 강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경북대병원을 퇴직한 A 의학박사는 "적자 폭이 커지면서 인력 충원도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의료진이 지쳐 떠날까봐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의료계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구지역 한 개원의는 "국립대병원은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라며 "경북대병원 같은 거점 병원이 흔들리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