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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움직일 수 없는 곳' |
"1980년대 대구미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대전환의 시기였던 1980년대 대구미술 속 '형상'과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오는 6월22일까지 미술관 내 2·3전시실에서 대구포럼 네 번째 전시 '대구미술 1980~1989:형상의 소환'을 개최한다.
'대구포럼'은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1년 열린 이후 매년 진행하는 주제 발굴전이다. 올해 대구포럼에서는 노원희, 이강소, 정병국 등 작가 20명의 회화와 판화 등 총 70여 점의 작품과 10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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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 'Untitled-810002' |
전시의 대주제는 '1980년대의 대구 미술'이다. 신군부의 통치가 이뤄지던 1980년대의 암울한 정치 상황과 경제발전, 민주화 운동, 올림픽 개최 등 1980년대를 관통한 시대정신과 사건들이 대구 미술에 미친 영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신구상과 신표현주의의 영향권 아래 놓인 1980년대 대구 미술계의 특징적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전시로도 기대를 모은다.
전시는 △실험과 행위 △비판과 은유 △표현과 상징까지 3개 섹션으로 구분돼 있다.
'실험과 행위'(3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현대미술 운동에 앞장섰던 대구지역 작가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대구의 작가들은 미술운동을 통해 기성세대의 권위와 정치권력, 화단의 기득권에 대항하려 했다. 이강소와 박현기의 작업에서는 시각과 지평의 확장을, 황현욱의 전시 기획에서는 지역 미술계의 포용적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비판과 은유'(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민중미술과 신구상미술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 형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노원희, 박용진, 송광익, 양호규, 정하수 작가가 참여한 이 섹션은 현실 비판을 상징적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의식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표현과 상징'(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창작 태도와 조형 방법의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김광배, 김창영, 노태웅, 박일용, 변종곤, 이국봉, 정병국, 정일, 홍창룡은 시각적 사실성을 추구하면서도 뚜렷하게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2·3전시실 사이 선큰가든에서 선보이는 '1980년대 이슈 및 지역 화단 연표' 및 아카이브 자료는 1980년대를 겪지 못한 이들의 전시 감상을 돕는다.
이번 전시에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1980년대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통해 당시 대구미술의 저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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