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표를 구매하고 있다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영화관을 운영하는 정모(38) 씨는 갈수록 줄어드는 관객 수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정 씨는 “평일에는 객석의 10%도 차지 않으며, 주말에도 20%를 넘기기 어렵다"며 “텅 빈 객석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이 영화관의 월평균 관객 수는 2019년 1만3천여 명에서 지난해 3천여 명으로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27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관람객 수는 1억 2천312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억 2천667만 명)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경북 지역 관람객은 410만 명으로 전국 점유율의 3.3%에 불과하다.
관람객 감소로 영화관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영주 예당시네마가 문을 닫았다. 경북 내 운영 중인 34개 영화관(작은 영화관 7개 포함)도 전반적인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의 한 영화관 관계자는 “OTT 서비스가 대체재로 자리 잡으면서 영화관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북도는 영화 관람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직원 무비데이'로 지정해 공무원 단체 관람을 유도하고, 영화관을 부서별 소통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가족 단위 관객 유치를 위한 요금 할인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상배 경북도 문화산업과장은 “지역 영화관은 커뮤니티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제맛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