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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추가 임명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박수영 의원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를 두고 여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여야는 마 후보자 임명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 대행은 4일 비공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마 후보자 임명 문제에 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을 내렸지만, 국무위원들에게 먼저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 여부에 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여야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연일 최 대행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열릴 예정이던 여·야·정 국정협의회 시작 25분 전에 마 후보자 미임명을 문제 삼으며 보이콧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재가 만장일치로 위헌을 확인했는데 무슨 논의가 더 필요한가"라며 "논의할 필요 없이 즉시 임명하는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실상 국무회의가 열린 이날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은 "국정협의회 참석 여부는 4일 국무회의 결과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했다. 하지만, 이날 최 대행이 국무회의에서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만큼, 민주당은 최 대행과 정부·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 후보자 임명 반대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서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역시 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을 비롯해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마련된 박수영 의원 단식 농성장을 찾아 "마 후보자 임명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단식은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호소"라며 "최 대행은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한민국과 헌법을 수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진보 성향인 마 후보자마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헌재의 선고만 남은 상태에서 재판부 구성에 변화가 생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SNS에 "무엇보다 마은혁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총 9명 중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무려 4명이 된다"며 "일개 좌익서클이 이렇게 다수를 점하면, 헌재에 대한 국민적 신뢰까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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