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6월 3일 회생계획안 제출하겠다”…상거래채권 전액변제 약속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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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4 16:19  |  발행일 2025-03-14
“3천400억원 지급완료…현금잔액 많고 매일 현금유입돼 충분”
“대기업에 양보 부탁드린다…소상공인·영세업자 우선 지급
“협력사·입점주·채권자에 사과…모든 채권 변제해 누구도 피해 안 입게”
홈플러스 “6월 3일 회생계획안 제출하겠다”…상거래채권 전액변제 약속

플러스 김광일 부회장과 조주연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경영진이 14일 회생절차 개시로 밀린 납품대금과 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전액 순차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대기업 납품사들이 협조해주면 영세사업자·소상공인 채권부터 모두 지급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회생 개시에도 영업실적이 나쁘지 않고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서다. 이달 4일 회생개시 이후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금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주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회생을 준비한 것이 아니고 단기 유동성 악화에 따른 부도를 막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고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채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기자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홈플러스 각자 대표인 김광일 MBK 부회장과 조주연 사장 등 경영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회생 돌입에 따른 피해를 사과한 뒤 현황을 설명했다.

조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하고 이번 회생절차로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법원에서 홈플러스의 펀더멘털(기초)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빠르게 정상화 되고 있다"며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고는 상품 공급이 거의 안정화됐고, 금융채권(2조원대) 상환이 유예되면서 금융 부담이 크게 경감돼 현금 수치로 조만간 개선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천400억원 상환을 마쳤다"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 지급은 곧 마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준 현금시재가 약 1천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께 지불할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거듭 변제를 약속했다.

조 사장은 지난 4일 회생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 영업 실적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으로 정상화를 위해 이해 관계자들의 양해와 도움을 청했다. 이처럼 홈플러스 측이 대기업에 양보를 요청하는 것은 회생 개시일(지난 4일) 이전 발생한 대금을 말한다. 100% 상환을 약속하되 5월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광일 부회장은 “회생 개시일 이후 상거래 채권은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다수 점포매각 및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로 경영을 악화했다는 비판 △회생 신청을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는 의혹 △회생 계획안에 점포 추가 매각을 포함했다는 의혹 △홈플러스에서 관리보수를 받았다는 의혹 등은 모두 부인했다.

그는 “세일즈앤드리스백은 다른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점포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용자금으로 투입했다"며 “홈플러스의 줄어든 매장 수는 이마트·롯데마트보다 적고 직원도 모두 정규직화해서 자연 퇴사율이 타사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업계에선 “홈플러스는 주요 요지의 잘나가는 점포를 매각한 것이고 나머지 대형마트들은 점포 효율화를 위해 장사가 안되는 점포를 정리해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또 회생 신청을 신용등급 하락 최종 결정 전부터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부인했다.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추진했다"고 답했다.

MBK의 홈플러스 회생 의지에 대해서는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부도가 나면 급히 무너지기 때문에 주주로서 권리를 내려놓고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채권조사·재산실태 및 기업가치 조사 등을 거쳐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사측 간담회 이후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부동산 수익 창출에 집중하고, 우량 점포 매각으로 회사의 장기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광일 대표가 간담회에서 대부분 답변을 직접 했지만, 정작 MBK의 책임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MBK가 홈플러스를 실질적으로 직접 경영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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